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새만금 200조 투자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24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호남권과 충청권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입지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는데도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마무리 단계"라며 "기업들과 부처들이 모여서 설명드리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오는 29일 반도체 산업 균형발전 전략 발표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400~50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공개될 전망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정에 더해 전공정 팹을 건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 실장은 덧붙여 "수도권에 더 지으려 해도 땅도, 전력도, 용수도 없다"고 강했다. 그는 "평택, 용인, 이천, 청주 등에 주요 반도체 팹들이 위치해 있는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44~45년까지로 계획한) 다음 클러스터의 완공 시기를 더 당겨야 한다"고 했다.
당장 전남 해남·완도·진도가 지역구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대규모 반도체 투자 후보지로 해남 솔라시도가 최적지"라며 선제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 대지가 조성되어 있는 곳은 호남에 새만금과 해남 솔라시도 밖에 없다"라며 "새만금에는 현대자동차에서 이미 투자를 결정했고, 해남 솔라시도는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단지 접근성이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새만금이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새만금에는 이미 '9조 투자'가 약속된 현대자동차의 투자가 결정됐으니, 은근히 새만금을 제척하면서 해남 솔라시도를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6.3지방선거 과정에서 '새만금 200조 투자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이원택 전북도지사 인수위에서는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서 전북이 또다시 뒷전으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신형식 전북도지사직 인수위원장은 최근 이원택 당선인의 '새만금 AI 반도체 200조 유치공약'과 관련해 "차라리 털고 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나중에 매 맞는 것보다는"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원택 당선인은 지난달 "200조 원 규모의 투자유치와 20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구체적 청사진을 통해서 전북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지만 정작 이와 관련한 정부계획에는 전북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경쟁지역 정치권이 연일 유치 목소리를 내는 것과 대비되고 있다.
오는 29일 정부의 반도체 산업 균형발전 전략 발표는 이원택 당선인의 대표 공약이 현실성을 갖고 있는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만약 새만금이 핵심 축으로 포함된다면 공약은 추진 동력을 얻게 될 것이고, 반대로 논의의 중심에서 비켜선다면 '새만금 200조 투자' 공약 역시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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