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착취, 조선·건설만 막겠다'는 정부에 노동계 "다른 데도 만연한데"

공공운수노조, 중간착취 방지법 전 업종 적용 촉구

정부가 '중간착취 방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조선, 건설 등 일부 업종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동계에서 해당 법을 전 업종에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는 17일 서울 종로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간착취 방지법이 내년 2027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시행령의 꼴은 기만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시행령을 통해 "정부는 중간착취 금지의 적용 범위를 건설업과 조선업 등 일부 업종으로만 한정 짓고, 가장 앞장서서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을 비롯한 수많은 간접고용 현장을 '예외'로 두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간착취방지법의 핵심은 원청이 하청에 비용을 지불할 때 일반 비용과 임금 비용을 구분해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하청업체가 원청과 맺은 계약과 달리 노동자의 급여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공공운수노조는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중간착취가 공공부문에도 만연해 있다며 중간착취 방지법 전 업종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한국철도공사의 용역형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은 원청 역무원과 동일한 노동을 하면서도 정부가 공인한 단가 산출 인건비에서 매달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50만 원까지 코레일네트웍스라는 중간 자회사에 도둑맞고 있다"고 했다.

노조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철도공사와 코레일네트웍스는 역무원 인건비를 250만 5235원으로 계약했지만 실제로는 202만 원만 지급됐다. 차액은 48만 5235원이다.

공공운수노조는 또 "한전KPS의 하청업체인 '미라클'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라며 "이들은 국가가 중간착취를 막기 위해 도입한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제'를 무력화하고자 적용예외신청서를 제출하며 법을 비웃고 있다"고 밝혔다.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제는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계약예규 등으로 도입된 제도로, 별도 하청 노무비 통장 개설과 발주기관의 노무비 지급 확인 의무가 주 내용이다. 한전KPS는 현장에서 이를 적용 중이라 주장하나, 적용예외신청서를 내면 "고스란히 승인해" 주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건설 현장과 조선소의 하청 노동자 임금 착복이 범죄라면, 공공기관의 이름을 걸고 철도와 발전소에서 벌어지는 노무비 착복 역시 명백한 범죄"라며 "이재명 정부는 중간착취 방지법을 공공부문 전반을 포함한 전 업종에 즉각 확대하여 전면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김선종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중간착취 방지법에 대해 "수많은 간접고용·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과 멸시 속에서도 '이제는 최소한 임금 도둑질만큼은 당하지 않겠구나'라는 희망으로 기다려 온 법"이라며 "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쪼개기 적용 시행령은 명백한 후퇴"라고 질타했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은 "중간착취 방지법은 청소, 경비, 건설, IT 등 수많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자신들이 겪는 문제를 증언하고, 치열하게 입법투쟁을 한 결과물"이라며 "공공부문 모든 영역에 중간착취법을 적용하고, 민간부문에도 곧 적용할 수 있도록 청와대가 제 역할을 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 공공운수노조가 17일 청와대 앞에서 중간착취 방지법 전 업종 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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