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노사 갈등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반도체 산업 이익 배분에 대한 논란은 물론 정부의 긴급조정권 언급이 적절했냐에 이르기까지 사회적으로는 많은 과제가 남았다.
삼성전자 노사는 27일 2026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진행했다. 합의안의 골자는 향후 10년 간 일정 기준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시 반도체 부문에 사업성과 10%를 재원으로 활용한 특별경영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것이다.
기준 영업이익은 2026~2028년 연 200조 원, 2029~2035년 연 100조 원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인 300조 원을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 사업부문을 뜻하는 DS 부문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연봉 50% 상한인 초과이익성과급에 더해 5억 5000만 원 가량의 특별경영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모바일 가전 등 사업부를 뜻하는 DX 부문 직원은 600만 원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된 자사주를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하게 하고, 3분의 1은 1년 뒤, 3분의 1은 2년 뒤 팔 수 있게 한 조건도 달렸다.
반도체 산업 이익 배분,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 합의로 노조의 파업 계획은 철회됐다. 다만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논란은 다각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정규직 내 성과급 차이에 대한 노노 갈등 문제가 있다. DX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잠정합의 전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했고, 지난 25일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 요구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전날 기각됐다.
이날 발표된 공동교섭단의 2026년 임협 찬반투표 결과를 봐도 찬성률은 73.37%(투표권자 6만 261명 중 4만 1642명)에 그쳤다. 조합원 4명 중 1명이 이번 합의에 반대한 것이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공동교섭단을 구성 중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임협안에 대한 찬성률도 21.1%(투표권자 7283명 중 1536명)에 그쳤다. 전삼노 역시 DX 부문 조합원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
원하청을 포함한 반도체 산업 이익의 사회적 배분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국민주노동합총연맹은 삼성전자 노사가 잡정합의에 도달한 지난 21일 성명에서 삼성의 성과는 "위험과 열악함을 온몸으로 버텨낸 하청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 그리고 지역사회 인프라가 결합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라며 "하청 노동자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환원"을 주장했다.
같은 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논평을 통해 "삼성전자 노사 합의를 성과 공유와 사회적 책임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주주총회 소집을 시도하고,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안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발표한 일이 대표적이다.
긴급조정권 언급한 정부…쟁의행위 가처분, 사측 주장 대부분 인용한 법원
교섭 과정에서 정부가 보인 태도와 법원 결정에 대한 논란도 남았다. 이재명 대통령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조를 압박했다. 이는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간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중노위 조정 절차를 강제할 수 있게 한 제도다.(☞관련기사 : '삼성 받아쓰기'한 김민석, '노동 계엄' 말한 이재명…정부 대응 적절했나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이 제도가 삼성전자 노사 교섭과정에서 나온 데 대해 민주노총은 지난 14일 성명에서 "자동차, 조선, 철강, 배터리 등 이른바 국가전략 산업 전반에서 노동자의 합법적 파업은 언제든 국가 개입 대상이 될 것"이라며 "헌법이 정한 노동3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위험한 선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수원지법 민사31부(재판장 신우정)는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삼성전자가 지목한 모든 시설은 '안전보호시설'이고, 지목된 모든 공정 역시 '보안작업'이라며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관련기사 : "이 논리면 제조업은 파업 불가"…'삼성 파업 제한' 법원에 '헌법 부정' 비판)
노동조합법상 안전보호시설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유지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가 금지되며, '보안작업'은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 수행돼야 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는 지난 19일 논평에서 법원 논리대로라면 "산업현장 대부분의 생산시설이 안전보호시설"이라며 "헌법상 단체행동권 본질을 부정하는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보안작업에 대한 법원 판단도 지난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낸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결정에서 인천지법 형사21부(재판장 유아람)이 "쟁의제한 작업의 범위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며 사측이 주장한 9개 업무 중 3개만 보안작업으로 인정한 결정과 배치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