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때문에 美 정보 공유 중단? 국방부 "19일 北 탄도미사일도 한미 정보 공유·분석"

정부, 정 장관 발언 관련 유출 여부 사실관계 조사했으나 문제 없는 것으로 결론…통일부 "미측 항의 아닌 소통한 것"

정동영 장관의 핵 시설 언급으로 한미 간 정보 공유가 중단됐다는 보도와 관련, 국방부는 최근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양국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 장관의 발언에서 미국이 제공한 정보를 유출한 것이라는 정황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이 기간이 설정돼 있다거나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기준이나 조건 등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미 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포함해서 정보당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한미 간 정보 공유는 일방이 아닌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지면서, 19일 발사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역시 한미가 상호 정보를 공유하고 보완해서 분석·판단해 기자분들한테 발표한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되겠다"라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한미 정보 공유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미측의 한미 간 북핵 관련 정보 공유 제한 보도와 관련, 정부는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대북 공조에 있어 미국과 협조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냐는 질문에 “저희가 느끼기엔 대북공조의 일련의 건으로 문제가 있거나 소통이 안되거나 균열이 생긴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느끼고 있다”라고 밝혔다.

19일은 정 장관의 발언으로 인해 한미 정보 공유가 중단됐다는 <한겨레>보도와 같은 시점이다. 신문은 정 장관이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구성시가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미측이 하루 50~100장가량의 대북 정보 공유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 장관은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것은 이미 2016년 미국 싱크탱크 등에 의해 확인됐고 보도도 이뤄졌던 사실이라면서 미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를 유출한 것 아니냐는 보도를 부인했다.

정부도 정 장관이 정보를 유출했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경향신문>은 정부 관계자가 "이번 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광범위한 보안 조사를 실시했으나 관계 부처에서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정부는 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관계기관에서 몇몇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나 정보 유출 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에서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같은 조치를 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해 통일부는 미국 측의 항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됐던 지난달 6일 정 장관의 외통위 발언을 전후로 주한미국대사관이 통일부 측에 관련 내용을 소통한 것과 관련, 21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항의는 없었고 소통 과정에서 (장관 발언에 대한) 문의가 있었고 설명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사관에서 통일부와 소통을 했을 때 정보 공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식의 언급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런 것은 없었다"라고 답했다. 미 대사관에서 항의가 아닌 설명을 했다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런 부분은 (소통 과정을 통해) 알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 장관의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비핵화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나"라고 발언한 데 대한 뜻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당시 "더 이상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핵물질이 해외로 반출되지 않고, ICBM 기술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게 하는 것도 이익이다. 중단하는 것도 이익"이라며 비핵화만 고집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부적절하며 사실상 군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지적에 대해 답변을 자처하면서 해당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구호로 비핵화를 주장해서 비핵화가 된다고 하면 몇 번이고 한다. 대통령 말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북한 핵은 현재진행형이다. 2일 IAEA(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핵에 대한 상황을 보고했는데 굉장히 심각했다. 지금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고, 이란은 60% 농축 우라늄인데 비해 북의 우라늄 농축은 90% 무기급 우라늄이다. 대통령 말의 핵심은 일단 이것을 중단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이 언급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 2016년 7월 22일 KBS가 미국의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또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14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구성과 강선 등 네 군데 우라늄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이미 추출해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미국이 한국에 하루에 50~100장 정도의 정보를 공유한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이 현재 우리 쪽과의 공유를 중단한 대북 정보의 규모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50~100쪽 정도로 묘사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또 다른 정부 관계자가 "북한 관련 정보는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미국에게 제공하는 부분도 있어 양측간에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 있다"라며 "미국의 조치에 대해 우리 측도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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