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성 보좌진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송치' 의견이 발표된 직후 당에서 자진 탈당했다. 민주당은 "징계 중 탈당으로 비상징계는 어려워졌다"면서도 "다만 윤리심판원에 제명에 준하는 중징계 조치를 요구했다"고 사후 대처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여야 합의로 의원직에서 제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20년간 몸담았던 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당에 누가 되지 않고자 탈당하겠다"고 썼다. 전날 경찰 수심위에서 본인에 대한 준강제추행 혐의 송치 의견이 나오자 탈당을 택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장 의원에 대한 비상징계 여부를 논의 중이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도 "혐의 판단할 증거가 불확실함에도 수사팀의 의견에 수심위가 끌려가며 송치 의견이 나왔다"며 "수사 과정에 논란이 있었지만 이후 절차에 충실히 임하여 반드시 무고를 밝혀내겠다", "결백 입증에 자신이 있다"고 '무고'를 주장했다. 그는 "결백을 입증하고 돌아오겠다"고도 했다.
앞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전날 오후 8시께 회의를 마치고 장 의원에 대한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송치 의견을, 성폭력특례법(비밀준수) 혐의에 대해 보완 수사 후 송치 의견을 발표한 바 있다. 그간 장 의원은 본인 사건과 관련해 '정치공작', '무고'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해 2차 가해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수사기관에선 그의 추행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장 의원이 탈당함에 따라 민주당이 진행 중이던 장 의원에 대한 '비상징계' 절차는 중단된다. 강준현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이 같은 사항을 알리며 "윤리심판원에 제명에 준하는 중징계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춘석-강선우 의원 등에게 적용된 바 있는 '사후 제명' 징계가 장 의원에게도 적용될지 관심이 모인다.
이용우 당 법률위원장은 "징계절차가 개시된 이후에 심사가 종료되기 이전에 탈당한 경우에는 징계회피 목적으로 판단이 된다면 그에 따른 제명 관련 징계처분 가능하다"며 "이에 대한 판단은 최종적으로 윤리심판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아마 신속하게 회의가 소집돼서 처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장 의원에 대한 당의 조사-징계 과정이 지지부진했다'는 취지의 지적에 대해선 "장 의원 사건과 관련해선 심판원에서 직접 조사를 하고 또 사건 징계 심의들을 수차례 진행을 했다"며 "이 부분을 지지부진했다고 평가하는 건 이런 과정상 사실과는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장 의원의 자진 탈당 시기까지 비상징계 조치가 실현되지 않아 결국 무산된 데 대해서도 "저희 당의 입장에선 매우 엄중하게 사안을 바라봤고, 실제로 심판원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엄중하게 바라보면서 매우 심도 있게 그 심사를 해 왔다"며 "다만 탈당계가 접수되면 바로 탈당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비상징계권을 행사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장 의원에 대한 성추행 혐의가 처음 제기된 시기는 지난해 11월이다. 민주당에선 장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이후 4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것인데, 그동안 장 의원의 '무고 맞고소'와 함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2차 가해성 발언까지 나오면서 피해자가 직접 2차 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비상징계까지 검토할 정도로 당이 이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를 판단해 달라"고 거듭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국회 윤리위를 소집해 장 의원을 제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꼬리 자르기로 끝낼 생각을 하지 말고, 이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아울러 국회가 성폭력 근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짐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장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해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민주당의 성폭력"이라고 꼬집으며 "어제 경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송치 결론을 낸 것은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지 무려 4개월 만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도 "징계를 질질 끌어오다가 이제서야 4개월 만에 탈당으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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