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스페이스X 상장으로 '조만장자' 눈앞…극우 영향력 더 키울까

2022년 트위터 인수해 혐오표현 감시 반대 '돈으로 관철' 전력…최근 벨파스트 반이민 폭동에도 기름 부어

12일(이하 현지시간) 상장을 앞둔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X)가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일론 머스크가 세계 첫 조만장자 등극을 눈앞에 뒀다. 재계 입지를 바탕으로 세계 극우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머스크의 힘이 불어난 재산을 바탕으로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스페이스X는 성명을 내 기업공개를 통한 자사 주식 5억5556만주에 대한 매각 가격을 주당 135달러로 결정해 12일부터 나스닥 시장과 나스닥 텍사스에서 종목코드 'SPCX' 종목 코드를 사용해 거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조달 금액이 750억달러(약 113조7000억원)에 달하고 기업가치는 1조7700억달러(2683조원)으로 평가 받게 된다.

이는 종전 최대 조달 기록인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294억달러(44조5800억원)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아람코의 상장 당시 기업 가치는 1조7000억달러(2579조원)로 평가됐다.

공모가 기준 머스크가 보유한 스페이스X 지분 가치는 8660억달러(1315조6300억원) 가량으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이 이사회 의장인 머스크는 회사 지분 거의 절반을 갖고 있다. 미 CNN 방송을 보면 머스크는 전기차업체 테슬라 CEO로서 이미 2730억달러(414조원) 가량 주식 및 스톡옵션을 보유 중이라, 스페이스X 상장과 함께 보유 자산 평가 가치가 1조달러(1518조원)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미 경제지 <포브스>의 실시간 억만장자 명단을 보면 12일 오전 1시15분 기준 세계 1위 부자 머스크 재산은 9826억달러(1491조원)로 추산됐다. 이는 뒤따르는 2~5위 부자들인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2927억달러),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2700억달러),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2515억달러),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2301억달러)의 자산을 다 합친 수준이다.

'재무 지표 아닌 머스크 공상과학 상상력에 투자'…고평가 경고도

상장 뒤 스페이스X 주가가 오를 경우 이 회사 보유 지분만으로도 머스크 자산 평가 가치가 1조달러를 넘길 전망인 가운데, 공모가가 이미 '일론 프리미엄'으로 고평가 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투자자들이 실적과 재무 상황보다 머스크의 '공상과학 소설 같은 상상력'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기업공개 전문 분석업체 르네상스캐피탈의 선임전략가 맷 케네디는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스페이스X 또한 일론 머스크에 대한 투자"라며 "시가총액이 1조5000억~2조달러에 달한다면 기존의 모든 기업 가치 평가 방식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며 이는 '일론 머스크 프리미엄'이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적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리서치사 모닝스타는 9일 스페이스X의 주당 가치를 공모가의 절반도 안 되는 63달러로 평가하기도 했다. 업체는 이러한 평가가 "회의적 시각"이 아닌 "수학적 근거"에 기반했다고 설명했다.

모닝스타 주식분석가 니콜라스 오언스는 스페이스X가 최신 로켓 스타십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우주 데이터 센터 상용화에 매우 성공적일 가능성을 7%로 봤다.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 43억달러(6조53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을 보면 마이클 필드 모닝스타 수석주식전략가는 스페이스X 기업공개 관련해 "우린 이 사업이 특히 스타링크 부문에서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믿지만 가치 평가의 상당 부분이 특히 인공지능(AI) 부문을 포함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지의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극도로 투기적인 평가가 이뤄졌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옥스팜 "머스크 재산, 전세계 하위 46% 재산 합친 것보다 많아"

상식을 뛰어 넘는 수준의 자산가 탄생 전망에 경계의 목소리도 크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머스크의 재산은 전세계 가장 가난한 인구 46%, 38억명의 재산을 합친 것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머스크가 하루에 100만달러씩 써도 1조달러를 다 쓰는 데 2740년이 걸린다"고 짚었다.

단체는 스페이스X가 정부 사업을 통해 성장했음을 지적하고 "이러한 극단적 부의 집중은 초부유층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제 규칙을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해 온 수십 년간의 억만장자 친화 정치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 대선보다 세 배 불어난 자산…영향력 원천 될 것"

재계 입지를 기반으로 미국 정치를 넘어 전세계 극우 세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머스크가 불어난 재산으로 이를 강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셜미디어(SNS)의 혐오 표현 감시를 비난해 온 머스크는 그의 재력을 바탕으로 2022년 대표적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를 인수해 절반 이상의 인력을 해고했다. 이 과정에서 혐오 표현 감시 인력이 대폭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고 관련 자문 위원회도 해산됐다.

머스크는 이후 트위터 사명을 엑스(X)로 바꾸고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이며 이번 주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일어난 반이민 폭동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그는 영국 극우 활동가 게시글을 공유하며 "반복적으로 큰 소리로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 8일 벨파스트에서 수단 출신 30살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40대 남성에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하자 극우 활동가들은 사건 영상 등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뜨려 선동에 나섰다. 이후 벨파스트에서 반이민 폭동이 일어 차량과 건물이 불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관계자들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콘텐츠 감시가 거의 사라지며 활동가들이 선동적 콘텐츠를 게시하는 게 훨씬 쉬워졌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영향력을 행사한 2024년 미 대선 당시 그의 자산은 3500억달러(531조원) 수준이었는데 이제 세 배로 불어나게 됐다며 "이러한 부는 향후 수년 간 그가 막강한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X) 상징과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모형. ⓒ로이터=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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