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미국은 늘 '원가 계산'해서 전쟁…마두로 독재보다 석유가 문제"

베네수엘라 사태, 직접 논평 꺼리는 與…"북한은 전쟁 상대 아냐", "전략적 모호성 취할 수밖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해 미국 구치소에 수감한 사태와 관련,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원로 박지원 의원은 "(미국 입장에서) 북한은 전쟁 상대가 아니다"라며 한반도에서 미국이 비슷한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박 의원은 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은 전쟁을 하려면 반드시 '원가'가 나오는 곳에서 한다"며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도 독재지만 석유가 가장 큰 문제다. 베네수엘라가 27년 전에 석유 주권 국가가 되고 중국으로 많이 수출하고 있으니까 석유를 탐내서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마약·테러' 등 명분과는 달리, 차베스-마두로 정권이 미국 정유기업을 몰아내고 석유를 국유화한 것이 이 사태의 진짜 원인이라는 얘기다.

박 의원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이른바 '참수작전(적 수뇌부를 급습해 일거에 무력화하는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그런 무리수를 둬 가지고 무엇을 가져올 게 없는 나라"라며 "근본적으로 미국은 원가 계산해서 전쟁을 하는데 북한은 전쟁 상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사태로 인해 북한 비핵화는 더 요원해졌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 간다", "(김정은은) 핵을 굉장히 강화해 나갈 것이다. 평화는 핵을 강화시키게 못 하고 포기하게 만드는데, 저러한 위협과 전쟁은 강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과거 미국이 파나마의 노리에가 정권을 전복시킨 사례를 이번 사태와 비교해 언급하며 "경찰 국가로서 그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을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에서 나온 그나마 비판적인 반응 중 하나다. 앞서 윤준병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일방적 무력 사용이 국제 분쟁 해결의 보편적 수단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 규탄한다"는 글을 올린 데 이어서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 입장에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사회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대체적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UN 헌장 위반, 국제법 위반이라는 생각이 많고 미국 내에서는 미 국내법 위반 논쟁이 있다"고 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솔직하게 얘기하면, 저야 정부 입장이 아니니까 자유롭게 얘기하면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법을 위반한 게 맞다. UN 헌장을 위반한 거고 거기에 꼼수로 국내 마약법을 준용한 거기 때문에 꼼수는 맞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굉장히 유의해야 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입장은 어차피 전략적 모호성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베네수엘라 사태 이후 대변인 논평에서 현지 교민들의 안전을 우려했을 뿐 미국의 이번 작전 자체에 대해서는 직접 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범진보진영 내에서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의당 등은 미국을 규탄하고 나섰다. 조국혁신당은 당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인 김준형 의원 명의로 낸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강력히 규탄한다' 제하 성명에서 "유엔헌장을 정면으로 어긴 명백한 침략행위이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아예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4~5일 연이틀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에서 "마두로는 부정선거 논란 속에 재집권하며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했고, 누적된 국민적 분노와 내부 붕괴는 결국 오늘의 사태로 이어졌다"며 "과도한 돈 풀기와 권력의 독주, 야권 탄압과 언론 압박이 일상화된다면 대한민국 역시 같은 길로 접어들 수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가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했다.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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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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