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한중 정삼회담 성과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은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 선언"이라고 상찬했지만, 국민의힘은 "빈수레 회담"이라며 혹평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모두발언을 통해 '호혜적 협력 관계'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를 강조했다"며 "단순한 관계 회복을 넘어 양 국가가 함꼐 협력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회담의 구체적 성과로는 "공식 발표된 것만 해도 한중 중앙은행간 5년 만기 70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포함해 6건의 양해각서(MOU) 등 총 7건의 교환식이 있었다"며 "통화스와프는 양국의 금융·외환시장 안정과 교역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특히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를 통해 양국 경찰당국의 초국가 스캠(사기) 범죄 공동대응 추진 기반도 마련했다"며 "최근 캄보디아 등 동남아 일대 국가들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제 범죄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고, 추가 범죄를 예방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회담에서는 중국의 한한령이나 서해상의 중국 구조물 설치 등 양국 간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닻을 올린지 5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일·중 정상회담을 모두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지난 정부, 그 어느 때보다 한중 관계가 소원했었다"며 "때문에 첫 만남에서 많은 것을 얻었지만,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없었다는 것도 국민 여러분께서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말해 한중관계 악화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익·실용·실리외교로 이뤄낸 눈부신 성과", "한중정상회담으로 APEC 슈퍼위크의 피날레를 장식했다"는 등이라고 전날 회담의 성과를 거듭 긍정 평가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중 정상회담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한한령으로 인한 한국 게임과 컨텐츠 중국 내 유통문제, 무비자 입국 후 불법체류로 남는 중국인 관리 문제 등 우리 경제와 사회 문제로 직결되는 대중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못했다"고 회담 결과를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인천·경기·강원 민생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결국 한중 정상회담은 성과 없이 소리만 요란했던 빈수레 외교로 끝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 문제와 한한령 해제 논의가 있었다고 하나, 원론적인 입장에 그쳤을 뿐 본질적 해결은 없었다", "북핵 문제 역시 중국 특유의 수려한 말만 있었지 실질적 비핵화 의지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이처럼 실속 없는 결과에는 이 대통령의 외교적 실언이 자리한다"고 이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 승인을 요청하면서 중국의 잠수함 탐지함을 언급했다가 대통령실에서 뒤늦게 '특정 국가의 잠수함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이미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한 것"이라고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경주 정상회담은 결국 사진만 남은 회담"이라며 "경제·문화·범죄대응 등 협력 MOU 6건과 통화스와프 연장 1건이 체결됐다지만, 정작 정상 간 합의의 증표인 공동성명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어떤 현안도 구체적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재확인하며, 우리의 핵추진잠수함 추진에 제동을 건 것"이라며 "정부는 '한중관계 전면 복원'을 자화자찬하지만, 복원은 성과가 아니라 과정일 뿐", "국익을 문서로 남기지 못한 외교는 실용이 아니라 공허한 연출에 불과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입국을 시행한 뒤부터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 이어져온 '혐중' 공세를 지적하며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한령 해제'같은 민감한 의제까지 언급이 있었다고 하니 조만간 한중 문화교류가 재개될 데 대한 기대 매우 높아졌다", "(중국인들이) 다시 우리나라에 대거 몰려오면 식당·미용실·화장품 상점 등 그야말로 민생경제가 활력을 되찾게 될 것"이라며 "아직도 혐중 발언을 쏟아내며 중국을 자극하는 것은 경제활성화라는 애국을 가로막는 매국"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천년 신라, 만파식적의 파도 소리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큰 위로와 희망을 주는데 아직도 혐중을 벗어나지 못하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며 "그런 측면에서 혐중은 매국이라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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