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청년 과로사' 런던베이글에 "책임회피 말라. 엄정 대응할 것"

한정애 "런던베이글, 과로사 부인하며 자료제공은 거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최근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수준의 장시간 노동으로 소속 직원이 과로사한 것으로 알려진 제빵기업 '런던베이글뮤지엄'에 대해 "사측은 과로사를 부인하면서도 근무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제공 여부를 거부하고 있다"며 "법적·도덕적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한 의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청년 노동자가 기계에 끼이는 산재사고로 숨진 사고로 전 국민이 공분하고 있을 그 시기, 바로 지난 7월에 또 다른 제빵사업장인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청년 노동자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의장은 "해당 직원은 지난해 5월 입사해 주 58시간에서 80시간을 일하는 등 과로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정부 당국에 부탁드린다. 근로감독을 통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정 대응해야 한다. 다른 추가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런던베이글 뮤지엄 본사와 지점들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한 상태다.

한 의장은 "주52시간제가 도입됐음에도 높은 노동강도와 과도한 야간근로가 여전하여 과로사가 지속되고 있다"며 "과로사가 의심되는 사업장에 대해 철저한 근로감독을 통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타깝게 사망한 두 분 청년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족들께도 위로를 보낸다"며 "제도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런던베이글뮤지엄에 대해선 26세 청년 노동자 정효원 씨가 근로기준법상 최대 노동시간(52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주 80시간, 60시간의 장시간 노동 끝에 지난 7월 사망했고, 이에 유족들은 산재를 신청했지만 사측이 이를 부인 중이라는 사실이 지난 27일 <매일노동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021년 안국동에 1호점을 낸 뒤 4년 만에 매출 796억 원, 영업이익 243억 원을 기록하고, 지난 8월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해당 기업을 약 20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이른바 '성공신화'를 써내려 간 국내 기업이다. 이 기업 창업자(전 대표)는 카페 '하이웨스트', '레이어드' 등 2030 세대에게 인기를 끈 공간들의 창업자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2030 청년세대 사이에선 직영점을 고집하는 해당 기업의 '느린 확장' 전략 등 브랜드 전략이 화제를 끌어, 지난 6월엔 런던베이글뮤지엄 브랜드 총괄 디렉터가 '료'라는 필명으로 본인 브랜드 창업 경험 등이 포함된 책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책이 발매된 2025년 6월은 고인이 숨지기 전 12주간 주60시간 가량을 일했다고 알려진 과로 기간이기도 하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과로사' 논란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지난 28일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일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주 80시간 근무’에 대한 유족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여론이 악화하자, 같은 날 강관구 대표이사 명의 입장문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당사의 부족한 대응으로 인해 유족께서 받으셨을 상처와 실망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특히 본인들이 부인했던 고인의 과로사 여부에 대해 "숨지기 직전 일주일 함께 근무한 동료 직원들의 근로시간은 분명 평소 근로시간 대비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과로사 여부에 대해서는 회사가 판단 내리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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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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