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베이글 고인 동료 "밤샘근무에 화장실도 어려워…초년생이라 원래 이런가 하며 버텨"

고인과 같은 지점 근무 직원 "기사 보고 사고 알아…회사가 교통사고라 했다"

사망 전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 관련 사측이 사망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 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과 같은 지점에서 근무하던 직원 A씨로부터 제보받은 내용을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회사는 직원들에게 고인의 사망원인을 교통사고라고 고지했다. A씨는 "직원들도 기사를 보고 사망사고를 알았다"며 "회사에서 당시 장례 소식은 전했지만, (사망원인이) 교통사고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추모 분위기도 전혀 없었을 뿐더러 고인의 평소 노동조건을 은폐하려는 사측의 정황도 확인됐다. A씨는 회사에서 "손님이 근로환경에 대해 물어보면 '잘 지내고 있다고 답하라'고 말했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언론에 사건이 보도된 이후인 28일에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아침조회 '전체공지'를 통해 언론 대응법도 자세히 고지했다.

이 대응법을 보면 런던베이글 측은 "인터뷰 요청이 있을 땐 '현재 본사에서 확인 중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전달드리기 어렵습니다 해당 내용은 본사 담당자에게 전달 드리겠습니다. 성함과 연락처, 요청 내용을 알려주세요'라고 말씀드린 뒤, 모든 인터뷰, 촬영, 녹취는 거절해 주세요"라고 공지했다.

또한 "매장 내 촬영이나 손님 접근 시에는 '손님 보호와 영업에 지장이 있어 촬영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라고 언론이 접촉할 경우의 대응법도 고지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개인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절대 게시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사실상 글 게재를 금지했다.

A씨가 28일 지인에게 보낸 SNS 메시지를 보면 “그날(고인의 사망날) 사람들이 울고 그랬는데 교통사고 정도로 알고 있었다"면서 또한 언론의 취재에 관해 회사로부터 "녹취촬영 거부하라 그러고, 위장취업이나 위장손님이 물어보면 잘 다니고 있다고 대답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고지와 달리 A씨는 고인의 사망 당시 근로환경이 열악했다고도 전했다. A씨는 지인과 당시를 떠올리며 나눈 SNS 대화에서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고인의 사망시기)가 시기적으로 어려웠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웠고, 밤까지 연장해서 일했다"고 했다.

A씨는 그러한 열악한 환경에서 버텼던 이유에 대해서는 "다들 사회초년생이고 처음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원래 이런 거구나 하고 버텼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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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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