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해였다" 밝힌 극우 음모론에…김문수·나경원 "李독재"

한미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 SNS 글에 부화뇌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 앞두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혁명 또는 숙청같이 보인다"고 적은 데 대해 한국 보수 정치인들이 적극 호응하는 반응을 보였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오해였다고 확신한다"고 해 해프닝으로 끝났다.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는 지난 25일(한국시간 기준. 이하 같음) 밤 11시 57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미관계에서 도저히 믿기 어려운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다. 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 '우리는 이런 한국과는 사업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간으로 같은날 아침 9시 20분, 한국 시간으로 밤 10시 20분께에 트루스소셜 글을 올린 지 약 1시간30분 만의 일이다.

김 전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피의 정치보복을 중단하고, 입법 폭주와 사법 유린 등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정을 즉각 멈춰야 한다"며 "만약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독재의 길을 계속 간다면 국민과 역사는 반드시 격렬한 심판으로 응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 김문수는 국민과 국제사회와 함께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밤 11시 27분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직전에 한국의 정국 상황을 '숙청 또는 혁명'으로 표현했다"면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의심하며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강경 메시지까지 자신의 SNS계정에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는 최근 들어 한국 사회 및 정치에 대한 불신이 미국 내에서, 또 국제적으로도 확산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주장하며 "정확히 어떤 경위와 맥락의 메시지인지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그간 이재명 민주당 정권이 보여준 독재적 국정운영, 내란몰이, 사법 시스템의 파괴,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 언론에 대한 전방위적 장악이 결국 미국의 눈에 '숙청'과 '혁명'처럼 비치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정작 한국시간 26일 새벽 1시 45분께부터 진행된 이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공개발언에서 기자들로부터 자신이 썼던 트루스소셜 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교회에 대한 작전이 있다고 정보기관으로부터 들었다"며 이 대통령에게 설명을 요청하고, 이 대통령이 "지금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극복된 지 얼마 안 된 상태고 국회가 주도한 특검에 의해서 사실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게 아니라 그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나를 확인한 것 같다"고 하자 "괜찮다. 나는 오해였다고 확신한다(It's okay. I am sure it's a misunderstanding)"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양 정상의 비공개 회담에서 이 부분 관련 대화가 더 있었는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물었다"며 "지난번 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상황을 묻는 질문이 있었고, '특검에 의해 여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정도의 얘기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루머를 들은 것 같다'고 표현했고 그 루머에 대해서는 더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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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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