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전쟁에, 30개월령 미국산 쇠고기 수입 빗장 푸나?

'농축산물 희생 불가피'가 정부 인식인 듯…농민단체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상호관세 25%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대미 협상 과정에서 농축산물 부문이 주요 협상 카드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이 거론되면서 농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 부과 시점까지) 이제 2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은 우리에게 선택과 결정의 시간"이라며 "농산물 부문도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제는 랜딩존(착륙 지점)을 찾기 위한 협상을 본격화하면서 주고받는 협상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어느 나라와 협상하든 농산물 (개방)이 고통스럽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그러면서 산업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했다. 그는 "분명 지켜야 할 부분이지만 우리의 제도 개선이나 경쟁력 강화,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도 유연하게 볼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격적인 관세 공세에 맞서려면 농축산업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한국을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EU 등이 과다한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해 시장을 개방하려 한다고 언급하면서 "한국은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며 "알다시피 한국은 상당한 관세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등 협상 대상 국가를 공개 언급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이는 트럼프식 전략이다.

현재 미국 측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제한 해제, 미국산 사과 등 원예작물 수입 개방, 쌀 구입 할당 확대 등과 함께 구글이 요청한 정밀지도 반출 허용 등의 이슈를 적극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은 지난 2008년 한미쇠고기 협정에 따른 대규모 광화문 시위 등의 여파로 현재까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다른 산업의 이익을 위해 농업이 계속해서 고통을 감내해왔다"며 "여기서 더 물러난다면 그것은 곧 우리 농업과 먹거리를 포기하는 것이며 식량위기 시대에 국가 안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관세·비관세 장벽 철폐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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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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