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 심사 예결위 파행…국민의힘 위원들 퇴장

민주당, 국힘 없이 종합정책질의 진행…野 "독단적 운영에 협조 안 해"

이재명 정부의 첫 추가경정(추경)예산안을 심의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국민의힘의 불참 선언으로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하고 소위 구성 등 안건도 의결했다.

예결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30일 오전 열린 전체회의 개의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오늘 일정은 전면 중단하고, 지금 이 시각부터 정회를 하고 여야 간사 간 일정을 협의하고 그 협의된 일정에 따라서 다시 예결위를 시작해야 된다"고 정회 및 일정 재조정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이 부분이 만약에 관철되지 않는다면, 예결위원장이 또다시 일방적으로 의사진행을 하겠다고 하면 우리 국민의힘은 더 이상 추경 심사에 협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번 시정연설 때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도 예산에 대해서 충분히 얘기를 하시라'고 했는데, 그 얘기를 거짓말로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민주당과 한병도 예결위원장"이라며 "예산을 살펴볼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의견을 개진하겠나. 형식적으로 말만 '의견 개진하라'고 하고 실제로는 정부가 원하는 대로 뚝딱 해치우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작전이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예결위 종합정책질의를 이날 하루 만에 끝내고, 다음달 3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시도한다는 민주당 측 계획 자체에 대해 '졸속'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시간 끌기'라고 반박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이소영 의원은 박 의원의 의사진행발언 직후 발언 기회를 얻어 "종합정책질의를 하루 하면 안 되고 이틀을 꼭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시간 끌기 외 어떤 목적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책임 있게 답변할 수 있는 장관도 아직 없고, 윤석열 정권에서 임명한 장관들은 나 몰라라 출석도 안 하겠다고 하고, 대신 출석한 차관들도 책임 있는 결정이나 답변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틀 동안 질의할 만한 제대로 된 질의 상대가 지금 있는 상황이냐"고 했다.

이 의원은 "지금 민생이 벼랑끝이라서 장관도 임명되지 못한 상태에서 추경을 하는 특수 상황 아니냐"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정책질의를 이틀이나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질의가 아니라 그냥 새 정부의 추경안이 못마땅해서 시간이나 더 끌어서 방해하겠다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이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일제히 퇴장했다. 이 의원은 "본인 주장만 하고 상대 주장은 듣지 않는 게 무슨 태도냐. 그러면서 무슨 종합정책질의를 이틀 하자고 하느냐"고 했다.

민주당 소속 한병도 예결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자 "야당 주장과 관련해 이소영 간사께서 양당 간사 간 의사일정 관련 협의를 해달라"고 이 의원에게 주문하고는 바로 회의를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 "제가 예결위원장으로 있는 한 예결위의 시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가 민생의 절박함에 응답해 빠른 시일 내 추경이 처리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 위원들께서는 조속히 회의에 복귀해달라"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추경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등 안건이 예결위 전체회의에 정식 상정됐고,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장관 직무대행)의 추경안 제안설명 이후 종합정책질의가 시작됐다. 질의 도중 소위원회 구성의 건과 공청회 생략의 건 등 의결 안건도 상정, 처리됐다.

회의장에서 퇴장한 국민의힘 예결위원들은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은 지금 당장 독단적 예결위 운영을 멈춰야 한다"며 "예결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정한 졸속 추경안 심의 일정을 즉각 백지화하고, 야당과 협의해 정상적 예결위 일정을 재공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이번 추경안 심사에 결코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오늘 위원장에게 일방적 의사진행에 대해서 항의하면서 다시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하고 정회를 요청했지만 위원장은 정회 요청을 거절하고 계속해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며 "(여야 간사 간) 일정·시간 등을 협의할 생각이고, 그 협의가 원만히 안 되면 추경 심사에 복귀할 생각 없다"고 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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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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