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 씨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기 위해 무대에 다시 올랐다.
이 씨는 27일 늦은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진행된 윤석열 즉각 파면 촛불문화제에 참여해 공연을 펼쳤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 1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촛불 문화제에 이은 두 번째 공연이다.
응원봉을 들고 무대 위에 오른 이 씨는 노래 시작에 앞서 응원봉을 힘차게 흔들었다. 이 씨를 따라 시민들도 응원봉을 흔들며 37분간의 공연을 즐겼다.
이 씨는 자신을 "'구미 사는 4살 (어린) 동생'이 인생을 살 만큼 산 사람이라고 했던, 온갖 공격을 받고 있는 국민의 편 이승환"이라고 소개했다. '구미 사는 4살 동생'이란 지난해 경북 구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 씨의 콘서트를 시민 안전 우려와 정치적 선동 금지 서약서 작성 거부 등을 이유로 취소한 김장호 구미시장을 지칭한 말이다.
이 씨는 "답답한 마음에 촛불행동에 먼저 연락을 드렸다. 오늘 우리의 노래와 외침과 바람이 헌재에 가 닿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혼란스러움, 초조함에 불안해하실 민주 시민에게 위로의 마음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노구를 이끌고 다시 무대에 섰다"고 했다.
그는 "작년 내 생일에 여의도 집회에 오른 후 주위에서 이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 일들을 통해 저는 '계몽되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측 법률대리인 중 한 명인 김계리 변호사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향해 악성 댓글을 다는 극우 세력의 행태도 지적했다. 그는 "온갖 악플과 공격을 받고 있다. 내란 옹호 극우님들은 반말이 기본이다. 유머가 없고 폭력적"이라며 "거짓말도 얼마나 많은지,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저를 고발한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저는 실제로 고발당한 적 없다. 그리고 저더러 간첩이라고 하고 저한테 중국인이냐고 물어본다. 저로선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이 씨는 아울러 "오늘 리허설 끝나고 뉴스를 봤는데 헌재에서 어처구니 없는 결정문이 나왔다"며 구미 공연 취소와 관련해 헌재에 제기했던 헌법소원이 각하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는 "헌재 결정문에 나온 각하의 유일한 이유는 '반복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일이 수백수천 번 일어나야 하는 건가"라고 헌재 결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씨는 "지난 4개월 동안 우리에겐 너무 많은 상처가 생겼다. 다시 만나는 세계에는 혐오와 갈등이 아닌, 사랑과 용기를 보여주자. 그리고 바로 선 법치주의로 차근차근 따박따박 웃고 벌하여 정의로운 질서를 만들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재판관님들 여러분이 우리를 너무나도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쪽팔리게 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어렵게 지탱해 온 '정의는 승리한다'는 믿음이 유효하다는 점을 알려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정의를 수호하는 자부심에 사시는 분들 아니었나. 왜 이렇게 후지냐. 저 인생 살 만큼 산 사람이라고 했다. 저 재판관 여러분 또래다. 가수도 아는걸, 법을 그렇게 오래 공부하고 자부심 느끼는 재판관들이 모르실 리가 없지 않나. 부디 올바른 생각을, 부디 올바른 일을 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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