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수괴 석방이 웬말" 대학 곳곳서 사법부 규탄 시국선언

경희대·숙명여대·카이스트·홍익대 긴급 기자회견…"내란 동조 사법부 규탄한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과 검찰의 항고 포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돼 관저로 돌아가자 사법부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이 대학 곳곳에서 연달아 벌어졌다.

숙명여대 구성원들이 모인 '설화'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범 윤석열의 석방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한 사법부를 규탄했다.

법학부 22학번 장지원 씨는 "처음에는 검찰이 구속기간을 좀 더 꼼꼼히 계산했어야 하는 것에 불과한 문제인지 혼란스러웠다"면서도 "재판부의 주장을 볼수록, 내란 옹호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는 지금 시국을 볼수록 사법부가 어떻게든 내란범 윤석열을 풀어주기 위해 지금까지의 모든 법해석을 일부러 바꿨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신체의 자유' 다섯 글자를 헌법에 적기 위해 숙명여대에서 1킬로미터(km) 채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었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우리 선배들이 고문을 당했다"며 "피로 쓰인 역사를 딛고 나서야 인정된 신체의 자유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장본인인 윤석열을 풀어줘야만 하는 이유라니, 국민은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작곡과 21학번 이유지 씨도 "그 어떤 사법부가 내란 우두머리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이나, 한 사람에게만 너그러운 법을 가진 국가가 어디에 있느냐"며 "국민을 보호하고 법을 수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원과 검찰이 내란수괴 범죄자를 감싸고 있다"고 규탄했다.

▲11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숙명여대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한 사법부를 규탄하고 있다. ⓒ프레시안(박상혁)

같은 날 홍익대학교에서도 법원이 구속기간 불산입 기준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산정한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이 기존 판례와 다르다는 학생들의 지적이 나왔다. 경영학과 19학번 강태성 씨는 "지금껏 적용해본 적도 없는 법해석으로 윤석열에게 유리한 판단이 내려졌다"며 "사법부가 내란에 동조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게 아니라면 왜 윤석열에게만 다른 해석이 적용된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경희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은 사법부의 구속취소 결정이 극우세력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 A 씨는 "사법부가 약자의 보호를 위한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을 오남용해 윤석열이 석방됐다"며 "이에 윤석열의 계엄을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정당화하는 목소리 또한 학교 내에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구성원들도 교내에서 벌어지는 내란옹호 여론조성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KAIST 구성원 일동'은 이날 교문 앞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카이스트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규탄하며 'KAIST의 모든 구성원은 내란 옹호 세력의 준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학문의 장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도구로 변질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학생 연대체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이들은 오는 13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수집한 대학생 서명을 14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예정이다.

▲11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에서 경희대 학생과 교수 등 구성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 2차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