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트럼프 팔 잡고 '그거 아니야'…유럽군 파병엔 공감대

트럼프 "푸틴도 받아들일 것"…푸틴 "점령지 자원 美와 채굴 의향"

24일(이하 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 전후 유럽군 파병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종전 협상 및 안보 보장에 대한 이견은 여전했다는 평가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자원 수익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에 자원이 더 많고 우크라 점령지 자원 또한 미국과 함께 개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동시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통화해 미·러 접촉 최신 내용을 공유하며 밀착 행보를 이어갔다.

미 백악관이 공개한 미·프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영상 및 <뉴욕타임스>(NYT),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을 보면 이날 프랑스와 미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전후 평화유지군 파병을 포함해 유럽이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를 보장하는 데 유럽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하며 평화 확보 비용과 부담을 미국 단독이 아니라 유럽 국가들이 져야 한다고 동의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유럽이 최전선에 배치되지 않는 평화유지군 파병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중재자로서 유럽군 파병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답하며 푸틴 대통령 또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해 푸틴 대통령에 "구체적 질문을 했다. 그는 그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8일 미·러 회담 뒤 어떤 명목이든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군대가 배치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두 정상이 포옹 및 악수를 하고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친애하는 도널드"로 칭하며 "우정", "공유된 의제" 등의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안보에 대한 유럽의 부담 증가를 제외한 많은 부분에서 이견을 드러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초점은 가능한 빨리 휴전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협상에서 "평가, 확인,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을 끝내기 위한 2014~2015년 민스크 협정을 푸틴 대통령이 위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신속한 평화를 원하지만 약한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부족"으로 인해 러시아의 민스크 협정 위반이 일어났다며 유럽이 안보 보장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지만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성사가 러시아에 매우 이롭다"고 답했을 뿐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끊고 사실을 바로잡는 일도 벌어졌다.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 그들은 돈을 돌려 받는다"고 말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잡고 말을 끊으며 "아니다. 사실, 솔직히 말해 우린 돈을 냈다"고 정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지원금엔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출, 보증, 보조금"이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 종전 협상에서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배제돼 위기감이 치솟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27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전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 "허위 정보 속에서 산다" 등의 발언을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벌인 가운데, 스타머 총리는 24일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주간 세계의 대화를 바꿨고 이는 기회를 만들어냈다"고 추켜세웠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꾼 대화의 방향이 좋은 쪽인지를 묻는 질문에 "확실히 더 나은 쪽"이라고 답했다.

스타머 총리는 다만 "이제 기본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평화가 지속되길 바란다면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해 지상군을 파견할 의향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방어벽이 러시아가 불과 몇 년 안에 새로운 침공을 시작하는 것을 막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미국군 파견 가능성을 일축한 상태다.

한편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광물 수익 배분을 요구하는 계약 체결을 추진 중인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보다 더 많은 자원이 있고 우크라 점령지 자원을 미국과 함께 채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 국영 <타스> 통신, 미 CNN 방송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24일 러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희토류 관련 "러시아는 희소 금속 매장량에 있어 세계 선두 국가 중 하나"라며 "우크라이나보다 우리가 그러한 자원을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 러시아가 일방적 합병을 선언한 "새 영토"에도 희토류가 매장돼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함께 그곳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우크라이나 광물 협정이 "최종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밝혔고 같은 날 올가 스테파니시나 우크라이나 부총리도 "협상이 마지막 단계"라고 밝혔지만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열 세대에 걸쳐 갚아야 할"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미국의 광물 협정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자원 수익 절반을 5000억 달러(약 717조2000억 원)가 될 때까지 미국에 양도할 것을 요구했지만 명확한 안보 보장은 제시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견제하는 중국과의 우호도 돈독히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24일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전화해 "최근 러시아와 미국 간 상호작용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우크라이나 위기에 관한 러시아의 원칙적 입장"을 전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와 러시아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하지도, 제3자에게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러 크렘린(대통령궁)도 보도자료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최근 러·미 접촉에 대해 시 주석에게 알렸으며 "시 주석이 러시아와 미국 간 시작된 대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크렘린 또한 러·중 관계는 누군가를 겨냥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났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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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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