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무위원이 놀러왔겠나? 말 안되는 얘기"

尹, 한덕수 '계엄 국무회의 절차적 하자' 진술 전면부인…"야당 줄탄핵, 정권 파괴 목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열린 국무회의의 절차적 위법성 논란에 대해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하러 오거나 놀러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7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윤 대통령은 발언 기회를 얻어 "일부 국무위원들이 조사받는 과정에서 '계엄=내란'이란 프레임으로 자꾸 물으니까 그런 식으로 답변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傳聞)증거의 증거 채택 문제는 헌재에서 결정할 문제라 해도, 그것을 얼마나 믿을 것이냐의 문제는 종합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계엄 선포 적법성 여부의 핵심 문제인 절차적·실체적 하자와 관련된 한덕수 국무총리 등의 진술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한 총리는 앞서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조사에서 "사실상 사람이 모였다는 거 말고는 간담회 비슷한 형식이었다"며 "개의를 한다든지 종료를 선언한다든지 등 절차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회의는 통상적인 심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며, 일부 참석자들이 계엄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논의 과정이 진행되지 않았다. 또 행정안전부는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의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고, 국정 관련 문서에 국무위원들이 함께 서명하는 부서(副署) 절차도 생략됐다.

윤 대통령은 회의록 부재와 관련해 "12월 6일 행안부에서 '국무회의록을 작성할테니 관련 서류를 보내달라'고 해서 대통령비서실에서 10일에 보내줬다"며 "그 문서작성 책임과 권한은 행안부(에 있다)"라고 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라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에 대해 부서의 주체는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 대통령인데 사실 부속실 실장이 일단 만들어 놓고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총리가 '이건 작성 권한과 책임이 국방부에 있으니 국방부에서 결재 올라오는 게 맞다'고 했는데 국방부에서 아직 안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반드시 사전에 (부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보안을 요하는 국법상 행위에 대해 사전에 결재를 요한다면 문서 기안자인 실무자가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사후에 전자결재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82조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 총리는 국회 증언 등을 통해 자신은 계엄 관련 문서에 부서한 바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7차 변론에 피청구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야당 줄탄핵, 정권 파괴 목표 보여줘"

이날 윤 대통령은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계엄으로 해결하려고 했다는 국회 측 주장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프레임"이라며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과 야권에서는 선제 탄핵을 주장하며 내가 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 무려 178회 퇴진과 탄핵을 요구했다"며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야권의 탄핵이 계엄 선포를 유발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과거 국회 방문 당시 야당 의원들이 반발한 사례까지 언급하며 "나에게 심지어 '빨리 사퇴하세요' 이러는 의원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야당이 아무리 저를 공격해도 왜 대화 타협을 안 하겠냐"며 "의석수도 100석 조금 넘는 의석을 가지고 어떻게 하든 야당을 설득해서 뭐를 해보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명국가에서, 현대사에서 볼 수 없는 줄탄핵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악의적인 것이고, 이건 대화와 타협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 정권을 파괴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야당을 비난했다.

야당의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우리 헌정사상 핵심 아킬레스건인 예산을 일방 삭감한 상태로 예산안을 일방 통과시킨 것은 지난 12월이 유일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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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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