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尹 헌재 변론, 지지자 향한 정치행위…분열·갈등 걱정"

"국민의힘, 극우정당화 경계해야…尹과 같이 망하는 길로? 절벽에서 같이 떨어진다"

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서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윤 대통령의 책임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2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기들 지지자들을 향해서 저 안에서 뭔가 정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계속 뭉치자', '끝까지 싸우자' 이런 호소같이 들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의 헌재 변론 내용과 관련 "몇 가지 대목은 저도 납득이 안 된다"며 "예컨대 의원들을 끌어내는 게 아니고 '요원들을 끌어내라'? 도대체 요원이 누군지, 군인·경찰들이라면 자기들이 들어가 놓고 자기들을 뭘 끌어내나? 저게 말이 되나 싶다"라고 꼬집었다.

또 "군인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을 걸 알고 했다? 그 부분도 참 이상했다. 지시를 안 따를 걸 알고 어떻게 투입을 하느냐"며 "그런 말들이 너무 이상해서 이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거짓인지 헷갈렸다"고 그는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정치적으로는 사람들이 믿고 지지하고, 상대 진영에 대해서는 믿지 않고 혐오하는 것이 우리 정치 현실"이라고 한탄하며 "그 부분에 있어서 (12.3 사태 관련) 사실 여부를 두고 완전히 상반된, 180도 다른 말들이 막 나오는 것이 앞으로 굉장한 분열과 갈등의 불씨를 남길 것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의 정세 대응에 대해서도 그는 우려를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탄핵소추 의결 이후 당이 가고 있는 모습에 대해서 정말 걱정이 많다"며 "굉장히 극우화돼가고 있고, 전광훈 목사나 극우 유튜버들과 너무 한몸같이 비치고, 의원들이 체포영장을 막아서는 모습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에 대해서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당이 너무 궤를 같이해버리면 나중에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 결정이나 내란죄 재판이 나오면 당이 그 부분에 대해서 다같이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저지른 잘못은 보수 전체가 저지른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끊어내고, 반성하고, 쇄신하고,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며 그러나 "당이 그 길로 가지 않고 윤 대통령하고 같이 망하는 길로 가는 것 같다"고 탄식했다. "이 사태가 윤석열 대통령하고 같이 한 몸이 돼가지고 그렇게 절벽에서 떨어질 일이냐"고도 했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 숫자가 괜찮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게 독약"이라며 "이렇게 가면 앞으로 대선, 지방선거, 총선 줄줄이 지는 연패의 늪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 달 전에 이런 여론조사 숫자 나올 걸 예상했느냐? 저도 예상 못 했고, 국민의힘 의원들도 스스로 지금 놀라고 있고, 대통령도 예상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의 여론 변화, 민심의 변화라는 것은 한두 달 뒤에 가면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으로서 정책적·정치적인 영토를 넓혀야 하고 그 영토를 넓힐 주된 대상은 중도"라며 "지금 태극기 흔들면서 시위하시는 분들 주장에 저는 일일이 동의하지 않고, 서부지법 폭동 사태 같은 것은 진짜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분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면 보수정당이 끌어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끌려가고 있다"며 "지금과 같이 끌려가면 우리 당 전체가 극우정당화되기 때문에 그것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될 일"이라고 했다.

그는 "그 분들의 애국심은 인정하되 끌려가서는 안 되고, 그 분들이 저지르는 불법을 우리가 옹호하거나 같은 편같이 비쳐서는 제대로 된 정당이 아니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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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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