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다 떠나게 보고만 있나’... 둥지 잃어가는 공무원들

이대로 계속... 괜찮을까?

공직을 떠나는 이들이 점점 늘어 나고 있다. “젊은 공무원들의 조기 퇴직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지적된 바 있고 사회적 과도기 현상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 배경에는 하위직 공무원에게 불리한 보수 구조, ‘경직된 조직 분위기’와 '업무에 대한 회의감'까지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안동시 공무원 의원면직 인원은 2024년 1월부터 오늘(9월 26일)까지 총30명(명예퇴직 포함)인 것으로 파악됐다.

2023년은 12월까지 48명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공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던 40대 50대도 너나없이 퇴직을 결심하는 사유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으로 전해지며 20년을 채운 공무원들 사이에선 ”차라리 주휴수당까지 챙겨 받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게 낫겠다“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여기에 안동시 내부 행정망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한 공무원의 글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안동시를 공장이라 표현하고 안동시장을 공장장이라 표현하며 떠나 보내는 동료 공무원을 보며 자신을 달래고 있는 그의 글은 이렇게 써 내려 간다.

생산된 지 크게 오래되지 않은 톱니바퀴인 나는 한 톱니바퀴의 안타까운 사연을 얼마 전 접하였다.

우리가 속한 공장은 본사가 있고, 지역별로 작은 지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 중략

공장장은 경력이 오래된 파트장을 항상 신뢰했다. 이 공장에서 경력은 큰 힘이었다.

그러나 공장장이 간과한 점이 있다.

그것은 사실 파트장이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톱니바퀴들을 다루는 법이 미숙했다는 점이다.

그 파트장이 공장에서 사용하는 톱니바퀴들은 늘 금세 교체되곤 했는데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공장장은 파트장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하나의 톱니바퀴가 교체되는 일은 공장에서는 흔한 일이었으니까.

...

부품이야 주문하는 대로 금세 수급이 이루어지곤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장은 어떻게든 운영되었다. 나름.

작고 형편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나의 친구 톱니바퀴는 폐기 처분을 앞두고 있다.

어쩌면, 멋진 기계의 부속으로 굴려질 상상을 하던 한 작은 톱니바퀴의 초라한 마지막 모습을 보며, 나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얼마간 슬픔에 잠겼지만 이내 곧 그를 잊기로 했다.

슬퍼할 시간은 없었으며, 폐기된 그를 다신 볼 수 없을 테니. 영원히.

본사와 각 지점의 공장은 아무 일 없던 듯이 오늘도 잘 운영되고 있다.

아니, 아무 일도 없었다.

정하동 A 모씨(65 남)는 “왜 유독 이런일이 안동시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이는지 알 수가 없다”며 “이런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 한다면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경위는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B 모씨(43 남)는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 씁쓸하다”며“현실을 부정 할 수없는게 더 슬프다”고 표현했다.

이와관련 톱니바퀴로 여겨지던 한 공무원은 공조직의 업무적 특성과 역할을 다 수행하지 못한채 38세의 젊은 나이에 사직서를 제출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더 이상의 갑질논란과 업무미숙의 뒷얘기는 사라졌다.

▲안동시 내부 행정망 자유 게시판에 올라온 글. ⓒ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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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대구경북취재본부 김종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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