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소속 직원들이 "차기 위원장으로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이 내정된 것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가인권위원회 지부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인권위 지부 주관으로 실시된 지난 7월 인권위 직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차기 위원장 임명시 우선 고려되어야 하는 것으로 '높은 인권감수성과 인권(인권기구)에 대한 전문성', '공정하고 독립적인 업무수행의지' 등을 꼽았다"며 "차기 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안창호 후보가 과연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인권위 지부는 "안 후보자는 국제사회의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운동을 하였고, 중대재해처벌법 위헌법률제청에 앞장서 왔다"고 했다.
이어 "후보자가 12일 배포한 입장문에 따르면 '소수자 보호가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파괴할 수 있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으며, 장애인이나 여성 차별에 대해서는 '배려'라는 표현을 쓰면서 마치 인권이 권력자가 소수자에게 내려주는 시혜적 권리인 것처럼 호도하였다"고 비판했다.
또 "안 후보자는 인권위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특정 이념이나 당파적 이익에 매몰되거나 편향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오히려 안 후보자는 박근혜 탄핵 결정문 보충의견에서도 성경구절을 인용하고, 차별금지 반대를 위해 특정 종교의 입장을 대변해왔다"며 "기계적인 중립을 이유로 '인권'이라는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권위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인권의 바다에서 한 줄기 빛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사각지대를 만들지 않는 것이 등대지기의 역할이다. 등대지기가 하고 싶은 대로 등대를 특정인에게 선택적으로 비추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권위의 가치는 오직 '인권'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 인권위의 독립성은 꼭 지켜져야 한다"며 "후보자는 인권위의 수장으로서 그럴 의지가 있는지 먼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길 권고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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