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당 대표 출마선언…'한·나·원' 3파전 예고

한동훈, 23일 출마 기자회견…나경원도 "출마 적극적으로 생각"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히며 여당 전당대회 구도가 한동훈·나경원·원희룡 간 3파전으로 예고됐다. 여의도 대산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꾸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23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 것이 확실시되면서, 아직 공식 의사를 밝히지 않은 나경원 의원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원 전 장관은 20일 오전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출마 공지에서 그는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라며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이라고 말해 당 쇄신과 당정 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7월 2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당 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원 전 장관이 처음이다. 앞서 당권주자로 꼽혔던 안철수 의원은 지난 17일 본인 SNS를 통해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던 소장파 초선 김재섭 의원도 이날 본인 SNS를 통해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위원장의 경우, 친(親)한동훈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측근그룹을 구성하고 여의도 대산빌딩에 전당대회 선거캠프를 꾸리는 등 이미 출마가 확실한 것으로 동향이 알려졌다. 장동혁·정성국 의원 등 측근들에 따르면 오는 23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산빌딩 캠프 사무실 앞에서 '한동훈 캠프' 합류 사실을 밝힌 정광재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어제 저녁에 (캠프에) 최종 조인하는 걸로 결론 난 것"이라며 "저도 고민이 많았는데 한 전 위원장이 '이번에 나 잘 할 수 있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당 대변인을 맡은 정 대변인은 이번엔 선거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변인은 한 위원장의 공식 출마선언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은 일요일에 아마 할 것 같다"며 오는 23일 국회로 시기와 장소를 꼽았다. 정 대변인은 한 전 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 당내 민감 현안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오면 답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 전 장관과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확정되면서 남은 유력 주자인 나경원 의원의 출마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 의원에 대해선 특히 당초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불편함을 느낀 '친윤그룹의 지원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한동훈 대항마'설이 일기도 했다.

나 의원은 아직 확실한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날 본인 SNS에 글을 올리고 본인을 둘러싼 '친윤지원설'에 대해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 비윤, 반윤 또는 친한과 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며 "제가 지금껏 걸어온 정치에는 친(親)도 반(反)도 없었다.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 몸풀기에 나섰다.

나 의원은 지난 17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본인의 역할론에 대해 "말씀들 많이 하신다. 적극적으로 좀 더 열심히 생각해 보겠다"고 긍정적인 뉘앙스로 말한 바 있다. 그는 출마여부 공식 발표에 대해선 "월요일(24일)이 후보 등록일이니까 그전에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5선 중진으로 국회에 복귀한 나 의원은 유력 주자 3인방 중 유일한 원내 인사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는데, 그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의 전장(戰場)은 국회가 중심"이라며 "원외인사의 경우 그런 부분에 있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를 어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엔 또 다른 당권주자로 꼽혀온 윤상현 의원도 당 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밝혔다고 MBN이 보도했다. 나 의원(서울 동작을)과 더불어 수도권(인천 동·미추홀을) 원내 인사인 윤 의원은 이 매체에 "수도권 험지에서 당선된 경험"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지난 4월 10일 오후 인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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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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