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D-1…여당 4명째 '반란표' 선언에 민주당 "환영"

여야 막판까지 신경전 계속…與 "공수처 수사 지켜봐야" vs 野 "이번엔 표틀막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표결을 앞둔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상정을 하루 앞두고 여야가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야권의 특검법 추진이 "(채 상병 사건을) 정치사건으로 변질시키는 것"이라며 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최재형 의원 등 여당 내 추가적인 찬성표 의원이 나온 것에 환영 입장을 밝히며 "양심에 따른 결단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오전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여러 민생현안이 있는데 강행해서 특검을 시작하자라는 법을 (상정)한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특히 특검법은 그동안 여야합의로 추진하고 상정해왔던 게 오랜 관행"이라고 특검법 본회의 상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황 위원장은 이어 윤 대통령의 수사 외압설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은) 부당한 압력에 의한 수사개입, 이런 것에 대해 의연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대통령의 자격이 있다고 인정을 받은 분"이라며 "(채 상병 사건 관련)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은 이제 민주당이 설계한 공수처에서 속도감을 갖고 수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명명백백히 그 진실이 밝혀지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사건의 본질 파악을 위한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대통령까지 끌고 들어가 탄핵을 운운하고 장외투쟁으로 끌고 가 정치사건으로 변질시키는 것은 고인을 위한 길이 아니다"라며 "공수처 등의 수사결과가 미흡하다면 국민의힘이 먼저 특검을 주장하겠다"고 말해 특검법 본회의 상정에 대한 이전의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여권 일각에선 김웅·안철수·유의동 의원에 이어 최재형 의원까지 특검법 재의결 찬성 입장을 밝히는 등 이견도 늘어가는 추세다. 최 의원은 지난 25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특검을 당당하게 받고, 민생입법이나 원 구성 등에 대한 협치를 요구한다면 공정과 상식을 지키고 국익을 위하는 책임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써 특검 찬성 의견을 밝혔다.

최 의원은 "시급한 난제들을 풀어나가야 할 시점에 특검을 거부함으로써 정치적 역량을 특검 공방에 소진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되는지, 그런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여당이 정치적으로 얻을 것은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당 지도부의 재표결 반대 당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최 의원의 입장표명으로 여당 내에서 당론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의원들은 총 4명이 됐다.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던지진 않더라도 당론인 '특검 방어'엔 부정적인 입장을 비추고 있는 의원들도 있어, 이탈표 단속에 주력하고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부담이 늘어났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의 경우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법과 관련 "민주당이 하듯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특검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없고, 오히려 사회적 논란을 더 확대 재생산할 뿐"이라면서도 "저는 정부도 이 특검에 대해서 무조건 완강하게 안 된다 이럴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여당의 특검 대응에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재표결에 대해선 "국민의힘 소속이면서 찬성표를 던지기에는 많은 고려를 해야 될 부분이 있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금이라도 국민의힘 여당과 대통령실에서 적극적으로 이걸 나가야지 이걸 마치 수세적으로 하면 뭔가 켕겨서 숨기는 것처럼 보이잖나", "국민적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검이 필요"하다고 말해 특검 자체에 대해선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 같은 여당 내 분위기에 화색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역사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용산이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해야한다", "헌법과 양심에 따른 결단을 호소드린다"며 여당 내 이견을 적극적으로 자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찬대 원내대표 또한 "국민의힘 내에서도 찬성 표결 소신을 밝히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환영한다. 여러 차례 말씀 드렸지만 해병대원 특검법은 양심의 문제"라며 "국회의원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해야 한다. 더많은 국민의힘 의원이 양심과 소신에 따라 행동하길 촉구한다"고 말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당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 지도부의 재표결 반대 당론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표틀막'인가"라며 "소속 의원들에 대한 표단속 이야기도 들리는데 매우 부적절한 수사방해이자 '표틀막'이다. 양심을 속이라는 것은 부당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결과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낙천·낙선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에 집중하고 개별 의원별로 스킨십을 강화하면서 가결표 호소 설득작업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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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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