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공천엔 사(私) 들어가면 안 돼 … 이재명은 그러고 있다"

국민의힘, 민주 사천논란에 집중포화 "전화컷오프·밀실회의, 무늬만 시스템 공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경쟁상대인 더불어민주당 공천 상황을 두고 "(공천 과정엔) 당을 이끄는 사람의 사(私)가 들어가선 안 된다"고 공세를 폈다. "저희는 그러지 않고 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러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 공천 갈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의 경우 공천 파열음이 현재까지 민주당에 비해 덜한 것은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TK) 등 영남권 공천 작업이 아직 본격 진행되지 않은 상황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저희 당이라고 항상 무난하고 잡음 없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앞으로 여러 군데에서 마찰음이 나올 것"(김경율 비대위원,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이라는 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19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측 '친명 비공식회의' 의혹 관련 질문을 받고 "저희랑 비교한다면, 저는 아직 오늘 발표될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이날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이 '시스템 공천'으로 나름 원칙을 지켜서 진행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중요한 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이고, 그 점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민주당과의 차별성에 중점을 뒀다.

윤재옥 원내대표 또한 민주당 공천 비판에 힘을 실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석상에서 민주당을 겨냥 "전화 컷오프, 밀실회의 등 무늬만 시스템 공천으로 당내 민주주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민주당이) 우리 민주주의와 선거를 어디까지 혼탁하게 만들지 걱정"이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어 민주당 중심의 비례연합정당을 비롯해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제3지대 개혁신당 등 야권 전반에 걸쳐 공세를 폈다. 한 위원장은 조국 전 법무장관을 향해 "그 분이 운동권이 맞긴 한가, 그 분은 전두환 정권 당시 만들어진 대표적인 특혜인 석사장교 제도를 이용한 분 아닌가" 물으며 "운동권 내에서도 그 분 진짜 운동권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통합형 비례정당'에 대해서는 "민주당 계열 비례후보 결정과정을 보면 그야말로 난잡한 복마전"이라며 "종북(혐의)으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정당의 후신이 비례정당 연합과정에서의 협력 등을 근거로 (민주당에) 지역구 15석을 내놓으라는 식의 음험한 뒷거래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한 위원장이 언급한 '종북으로 해산된 정당'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제소로 헌재 정당해산심판 끝에 해산된 통합진보당이다. 그 후신이란 해당 정당 출신 인사들이 결성한 진보당을 가리키는데, 최근 언론에선 범야권 통합비례정당 협상 과정에서 진보당이 지역구 할당을 민주당에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위원장은 해당 보도를 인용해 "그런 식의 정치는 주권자 국민을 배신하는 정치"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또 개혁신당 내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간 갈등 상황을 두고서도 "개혁신당 (통합은) 결국 돈 때문이었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당초 (통합) 생각 없던 사람들이 위장 결혼하듯 창당한 다음, (정당보조금 기준인) 의원 숫자 5명을 하루 전에 맞춰 돈을 받아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이게 분식회계 해서 보조금 사기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선 1주일도 안 돼서 이혼하려고 하지 않나, (이낙연과 이준석이) 갈라선다면 이건 보조금 사기"라고도 했다.

야권 전반에 공격적 태도를 보인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활동 재개, 카이스트 졸업식 당시 윤석열 대통령 과잉 경호 논란 등 여권 관련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역공을 폈다.

한 위원장은 김 전 대표의 활동재개와 관련 '김 전 대표가 명품가방 의혹 등에 대해 사과를 해야한다고 보느냐' 묻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 드렸다"고만 답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7일 윤 대통령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대표, 배우 이정재 씨 간의 오찬에 참석, 정치권에선 대통령 영부인의 공식 활동이 재개됐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윤 대통령의 카이스트(KAIST) 학위 수여식 축사 당시 카이스트 졸업생인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간 일을 두고 "(신 대변인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통령의 주요 행사를 망치는 걸 사전에 계획하고 실행했다"며 "이건 시민의 정당한 의사표시 방식이 아니라 분명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행사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해당 사건으로 다시 화두가 된 대통령 과잉경호 논란에 대해서도 "지난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당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소란을 일으키다 경호원에게 격리되었을 때와 똑같은 적반하장 태도"라며 "정부 정책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단 이유로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소란을 벌이는 행위가 일상화되고 허용된다면 이게 제대로 된 나라가 맞나"라고 역공을 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19일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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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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