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호 중앙지검장 "이재명 혐의 한 건 한 건이 구속 사안"

김의겸, '대북 송금' 담당검사 위장전입‧체납 등 비리 의혹 제기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와 관련해 "한 건 한 건 모두 중대 사안이고 구속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 지검장은 17일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것저것 갖다 붙여 가지고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뭔가 상당히 부풀려서 (구속 영장 청구) 시도를 해 본 것 아니냐"는 민주당 김영배 의원 질의에 대해 "세 건을 건건이 별도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어야 하느냐"고 반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연루된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북 송금 사건을 하나로 묶어 지난 달 구속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기각 판단했다. 검찰은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지난 12일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으며 전날인 16일에는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송 지검장은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성남시장이 정치적 측근과 결탁해 민간업자에 1300억 원대 수익을 주고 측근에 77억 원을 취득하게 한 사안"이라며 "공공분양 200억 원의 손해를 입은 사안으로 중대한 지역 토착 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해서는 "도지사로서 정치적 운명이 걸린 공직선거법위반 사안에서 가짜 증인을 내세워 이미 판결로 확정된 사안의 사실관계를 조작한 사건이고 무죄를 받았다"며 "저도 수사하며 위증 사건을 많이 담당하긴 했지만 이처럼 중대한 사안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이 대표 영장 기각 결정에 대해 "저희가 납득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며 "위증교사 부분은 소명이 되었고 백현동 부분은 정확히 검찰에서 설시한 논리와 마찬가지로 피의자의 지위 관련된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에 비추어 볼 때 형사소송법상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서울지검에서 수원지검으로 돌려보낸 것에 대해 "역대급 꼼수"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이 대표 수사 성과와 관련해 "빈털털이 수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송 지검장은 "검찰 수사에 대한 평가는 다른 의견도 많이 있다. 그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말씀하신 모든 사건은 지난 정부에서 수사가 시작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부풀리기 영장 청구'라는 김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묶어서 영장 청구한 것에 대해서 지금 잘못이라는 취지로 지적을 하는데 저는 오히려 거꾸로라고 생각을 한다. 영장판사에 따라서 달리 사안을 다 볼 수가 있다"며 "따로따로 떼어서 영장을 청구했으면 검찰로서는 훨씬 더 유리하다. 만약 그렇게 청구했다면 야당에서 가만히 있었을까. '쪼개기 영장 청구'라고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측에서도 이 대표 혐의를 확신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보장받는 이런 사업이 경기도지사가 처분 권한이 있는 사업이냐. 아무리 대선 차기 대선 후보라 하더라도 처분 권한이 없다"며 "그래서 판사가 소명이 안 됐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봉수 수원지검장은 "의원님께서 좀 오해가 있으신 것 같다"며 "저희가 영장청구서에 기재한 내용들이 대부분의 경기도 문건들과 관련 자료들에 의해서 입증하고 있는 자료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팜 사업이 대북 제재로 불가능하다는 부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에서는 추진했던 내용들이 증거상 확인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적시해서 영장을 청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김유철 서울남부지검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등 11개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의겸 "이정섭 검사, 수사를 할 사람 아니라 수사 받아야 할 사람"

이날 국감에서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대북 송금 사건을 담당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해 각종 비위 의혹을 제기하며 "이분은 수사를 할 사람이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될 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차장검사가 서울 강남구 도곡동 거주지에서 바로 오른쪽 아파트로 딸과 주민등록지를 옮겼다. 이는 딸을 명문 학교인 대도초등학교로 보내기 위한 위장 전입"이라고 말했다.

또 이 차장이 골프장을 운영하는 처남의 부탁을 받아 골프장 직원과 가사도우미 등의 범죄 기록을 대신 조회해주고 처가와 관련된 각종 민형사 분쟁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도맡았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중앙지검에서 기업·금융 수사를 주로 해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데 정작 본인 세금 체납액이 상당하다"며 "2021년부터 최근까지 파악된 자동차세 등 체납 세액만 1863만 원에 이른다"고도 했다.

김의겸 의원의 이같은 폭로에 대해 여당은 자료 취득 과정의 문제를 제기했다. 조수진 의원은 "개인의 주민등록등본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모르겠다. 국정감사 자료 수집 범위 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독수독과((毒樹毒果)는 형사소송법에도 명시돼 있다. 감사 권한을 남용하거나 면책특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의원도 "이 차장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칼끝을 무디게 하려는 나쁜 음모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제기에 김 의원은 "진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대개 저런 식으로 문제를 삼는다"며 "이 자료의 취득 과정에 대해서 문제를 삼는데 불법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얼마든 조사하고 수사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그만큼 이정섭 검사에 대해서도 똑같은 강도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신 지검장은 "보여주신 자료는 저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고 음영 처리돼서 알 수 없지만,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은 감찰 과정에서 문제 된 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며 "이 자리는 지난 1년간 수원과 서울 고검·지검이 한 업무에 대해 말씀하는 자리로 알고 있는데, 오늘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주형 서울고검장도 "검사 개인 입장에서는 본인이 어떤 변명하거나 약간 억울한 부분이 있거나 이런 부분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국감장에서보다는 그런 감찰이나 우리 내부 절차를 거쳐서 적절하게 그 변소도 들어 보고 해서 그것이 정말 문제가 있는 부분인지 이런 부분들을 사실은 확인을 해서 필요하다고 하면 징계를 한다거나 이런 절차를 거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검찰 간부들의 태도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분개했다. 김영배 의원은 "국회의원의 질문의 내용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든지 '질문이 가당하다', '가당하지 아니하다'라는 식의 발언은 명백하게 국정감사의 취지에 정확하게 반대되는, 국회의 권능을 부정하고 국민이 가진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 고검장을 향해 "전형적으로 제 식구 감싸기"라며 "'엄단하겠다. 철저하게 내부적으로 확인하겠다. 필요하다면 처벌하겠다. 우리 검찰은 절대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하셨어야 한다.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질의가 논란이 되자, 이 차장검사는 이날 <연합뉴스> 한 인터뷰에서 "처남과 처남댁 이혼 소송에 국정감사 의원들이 동원돼 매우 유감"이라며 "위장전입 문제는 현재 해소됐고, 딸의 진학 문제 때문에 생긴 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 이외 나머지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野, 대장동 비리를 윤석열 게이트로 전환하려 조작"

국민의힘 측은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과 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진이 연루된 '이철수-최재경 녹취록'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소위 대장동 비리를 윤석열 게이트로 전환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같은 조작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고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특히 김병욱 의원이 연루 의혹을 부인한 데 대해 "보좌관이 경천동지할 범죄 행위를 저지르는데 의원에게 보고 없이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하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나아가 "범죄자는 항상 공범성을 갖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가 안 됐을 리 없다는 게 국민의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규명을 하지 못한다면 중앙지검 문을 닫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에 송 지검장은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고 제기되는 의혹 전반에 대하여 저희가 빈틈 없이 수사해서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연히 형사 책임의 성부, 또 과연 그 형사 책임의 인적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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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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