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이철규, 비윤계에 공천 경고? "배 침몰시키는 승객은 승선 못해"

李 "일반론적 이야기" 해명…윤상현 등 "당이 일사불란한 게 좋은가" 비판도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윤핵관'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의원총회에서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공천을 무기로 당내 비판을 틀어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 총장은 "일반론적인 이야기"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감해져 있는 당내 분위기에서 나온 돌출 발언이라는 점에서 비판과 우려가 나왔다.

이 총장은 지난 17일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함께 배를 타고 함께 항해하는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며 "본인 생각만 가지고 당 전체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경솔한 언행은 본인이나 당 조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장은 이같은 발언이 알려진 데 대해 같은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반론적인 이야기"라며 "회사(언론사)도 마찬가지지 않나. 오보 쓰는 기자가 있으면 회사가 정정보도하고, 반론보도도 실어주면서 회사 보도에 신뢰성이 떨어질 것 아닌가. 그런 것을 주의 환기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침몰, 승선 같은 표현이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 이 총장은 "당원들이 일반 국민들의 얼굴 아닌가. '언행을 조심하자' 이런 걸 다 함축한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답했다. '특정인을 저격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 총장은 "모든 사람들이 이런 걸 다 조심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정치를 하면서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고민 없이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니까"라고 거듭 일반론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승선 발언'에 대해 "'방송에 나가거나 언론 인터뷰를 할 때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당을 폄훼하거나 당에 해가 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맞지 않겠냐. 당이 하나로 가는 게 맞겠다. 건강한 비판이나 의견 제시는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사실에 기하지 않고 그와 같이 하는 것은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진화했다.

'함께 승선 못한다는 표현이 공천 안 준다는 뜻 아닌가'라는 질문에 장 대변인은 "그것은 아닌 것 같고 일반적인 말씀을 하신 것 같다"고 그는 해명했다. '당을 해롭게 하는 발언과 충정 어린 발언의 경계선이 불분명한데 예를 들어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평가는 자유롭게 표출해도 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장 의원은 "당내에서 메시지가 너무 이런 쪽으로 나갔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말씀을 더 하셨으면 좋겠다든지 정도의 사실에 기반한 의견 정도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친윤계에 비판적인 유승민·이준석·윤상현 등 비주류 정치인들을 겨냥, 이들에게 차기 총선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하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당이 일사불란한 것인 좋은가"라며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거기서 수용을 하는 것이 건전한 정당이다. 열린 정당을 우리가 지향하지, 닫힌 정당을 지향하지는 않는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이 총장도 아주 열심히 일하시는 분인데 명확하게 무슨 발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셔야 될 것 같다"고 설명을 요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또 총선 관련 수도권 민심에 대해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과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이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도권에서는 당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아주 피부로 절감하고 절실하게 느낀다. (반면)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영남권이나 강원권에 있는 분들이니까 그런 것에 대해 못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승선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 총괄보좌역을 지낸 '윤핵관' 인사로 지난 3월 김기현 지도부의 첫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국민의힘 당헌상 사무총장은 당의 "당의 전략·조직·홍보·인사·재정"을 총괄하는 자리이며 사무처 당직자 추천권도 갖고 있다. 총선 때 사무총장은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공천 실무 책임을 맡는다.

국민의힘은 또 현재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해 당협위원장 정비에 나서고 있고, 이 사무총장은 당연직 조강특위 위원장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24일 36개 사고당협의 당협위원장을 인선할 계획이며, 오는 10월 중순부터는 당협위원장이 있는 209개 당원협의회에 대한 당무감사도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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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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