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김태우 "강서로 돌아간다"…여당 골머리 "아이고 어렵다"

金, 사면 직후 재출마 의지 표명…국민의힘, 보궐선거 무공천 여부 놓고 '고민'

8.15 특사로 사면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특사 명단 발표 직후부터 "강서로 돌아가겠다"며 사실상 구청장 선거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구청장 보궐선거에 당이 후보를 낼지 여부와 관련해 "아직 공식 검토된 바 없다"고만 하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은 14일 법무부의 광복절 특사 명단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정치재판을 바로잡아준 국민 여러분, 윤석열 대통령님께 감사드린다"며 "만약 당과 국민이 허락해 주신다면, 제게 남은 시간을 다시 강서구에서 더욱 의미 있게 쓰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구청장은 "어떤 방식이든 어떤 역할이든 가리지 않겠다. 국민이 주신 기회를 국민에게 봉사하며 쓰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오늘 사면으로써 억울한 누명은 벗겨졌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정의로운 국민 여러분께서 정치보복을 자행한 김명수 사법부를 심판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이 사법부를 심판해달라'는 말은 곧 10월 보궐선거에 자신이 출마할 테니 자신을 당선시켜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57만 강서구민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재판 중이던 저를 강서구청장으로 선택해 주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다소 난감한 기색이다. 국민의힘은 당초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등으로 인해 재·보궐 선거가 발생한 경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당해 선거구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당규(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추천 규정) 조항에 따라, 이번 보선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김 전 구청장이 복권되고 본인이 명예회복을 위해 출마를 감행할 경우 당으로서는 어려운 선택지를 받아들게 된다. '책임정치'를 내세워 무공천을 강행하자니 김 전 구청장을 사면한 용산의 뜻을 거스르는 게 부담스럽다. 사면은 오직 대통령만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전 구청장이 특사 명단에 포함된 데 대해 김 전 구청장의 재출마를 바라는 용산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게다가 무공천을 밀어붙인다 한들, 무공천이라는 결정 자체기 오히려 자당 출신인 김 전 구청장에 대한 간접 지원으로 비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공천 문제와 관련해 극도로 언급을 꺼려 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김 전 구청장에 대한 질문을 건네려 그의 이름을 꺼내자마자 "아이고"라는 탄식을 토해내기도 했다. '왜 아이고부터 하시느냐'고 묻자 유 수석대변인은 "어렵다"며 웃었다.

유 수석대변인은 "당 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지도부에서나 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론화되지도 않았고, 아직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도 없다"며 "(사면) 결정이 나오면 당원 의견을 취합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원론적인 답만 했다.

다만 유 대변인은 "최대한 지도부가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합리적인 결정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전 정권 비리를 폭로한 공익제보 성격에 대한 사법적 재단이 정당하느냐의 문제 제기도 있고, 또 그러나 그것과 관계없이 어쨌거나 사법적 판단을 겪어서 최근에 유죄선고가 됐는데 빠른 사면복권이 과연 또 정당하냐 논란도 있다. 그러다 보니 저희들도 여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깊이 검토를 해야 될 상황"이라고 했다.

ⓒ김태우 전 구청장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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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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