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미동맹 퀀텀점프" vs 민주당 "최악의 빈손회담"

尹-바이든 회담 결과에 여야 상반된 평가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여야가 상반된 평가를 냈다. 국민의힘은 회담 뒤 발표된 '워싱턴 선언'에 담긴 '한미 핵 협의 그룹 창설'과 '확장 억제 강화 대책'을 성과로 강조하며 "한미동맹의 퀀텀 점프"가 이뤄졌다고 호평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워싱턴 선언'이 기존 미국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일축하며 미 반도체법·인플레이션법(IRA) 해법도 나오지 않아 "빈손 한미정상회담"에 그쳤다고 혹평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해 "안보와 기술 경제 분야에서 한미동맹의 퀀텀 점프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북핵에 대응해 확장 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이번 워싱턴 선언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안정을 위한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김 대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수립하는 핵 전력 운용에 한국이 따라가기만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미국이 핵 전력을 사전에 공유하고 전력 기획 단계부터 실행 단계까지 우리가 참여하게 하는 '한미 핵 협의 그룹 창설'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특히 2006년 이후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재확인' 수준의 발표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핵협의그룹을 신설하고 그 협의그룹을 통해 확장억제의 각론 부분을 구체화·실체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전략 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는 1980년대 이래 없던 일로, 미국의 핵·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사실상 상시 배치해 유사시 한미가 응징 보복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핵 도발을 억지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로써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정상이 정상회담 이후에 공동성명 이외에 별도로 확장 억제 관련 별도 문서를 발표하고 작성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미국이 전 세계 여러 나라 중 하나의 동맹국에 대해 핵 억제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인 플랜을 선언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최초의 사례다. 확장 억제 강화에 대한 한미 양국의 강력한 공조 의지가 표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경제 분야 성과에 대해서도 "방미 이틀만에 5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경제적 성과도 알려지고 있다"며 "동맹으로 시작해 안보와 제조업 중심 협력에서 나아가 이제는 첨단기술과 문화, 각종 정보의 수집과 공유 분석에 이르기까지 바야흐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맺어나가는 커다란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빈손 한미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을 쓰며 "('워싱턴 선언'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202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으며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게 무엇인지 되묻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출발 전부터 윤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설화를 일으키며, 처음부터 논의의 중심축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옮겨졌다. 북핵,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요청 등 안보 이슈가 주요 의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비판은 주로 경제 분야에 집중됐다. 박 원내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법과 IRA법에 대해 불안해한다'는 기자 질의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잘 되는 것이 미국의 압도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모호한 회피성 답변만 내놨다"며 "향후 국가경쟁력,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핵심적이고 중차대한 사안이기에 민주당뿐 아니라 기업, 국민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인데,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얻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기밀 정보 제출, 초과 이익 공유, 중국 투자 제한 같은 독소조항에 대해 우리 기업이 최대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또 정상회담 직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중국이 미 마이크론을 제재할 경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그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어떤 해법이 있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전날 이재명 대표에 이어 이틀째 FT 보도를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관련 기사 : 이재명 "반도체 수출 관련 美 부당 요구 대응해야")

박 원내대표는 "첫날 대통령실이 넷플릭스 투자 등을 요란하게 홍보했지만, 이는 올해 초부터 국내 언론에 보도되었던 만큼 이미 예정됐던 사안으로 순수한 순방의 성과라 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실은 넷플릭스 포함 미 기업의 투자 규모가 59억 달러에 이른다고 홍보했지만, 삼성·현대차·SK 등 한국 기업들이 바이든 정부 들어 133조5000억 원(1000억 달러)을 투자했다며 대대적으로 미 행정부가 선전해온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는 결과"라고 대비했다. 

윤 대통령 방미 직전 발생한 미 정보기관의 국가안보실 도청 의혹에 대해서도 박 원내대표는 "'친구가 친구를 염탐하는가'라는 NBC 인터뷰 질문에 윤 대통령은 '신뢰가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다'며 끝내 미 정부의 대통령실 도청에 면죄부를 줬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대로 현실화됐다.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국익은 분명한데 우리 국익은 흐릿할 뿐"이라며 "국민은 이런 퍼주기 외교를 대체 얼마나 더 용인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고 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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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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