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에 김기현 "경의 표해" vs 안철수 "당황"

'골수 당원 표 분산', '수도권 연대' 등 셈법 따라 다른 당권주자 반응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당권주자들은 각자의 셈법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였다. 보수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할 가능성이 높아진 '윤심 주자' 김기현 의원은 환영 의사를 밝혔고, 나 전 의원과 '수도권 삼각 연대'를 꾀했던 안철수·윤상현 의원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냈다. 

김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고뇌에 찬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 결단은 지난 20여 년간 오직 한길, 한마음으로 우리 당을 지킨 애당심을 바탕으로 총선 승리 및 윤석열 정부 성공이라는 국민 염원을 실천하려는 자기 희생으로 이해한다"며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치켜세웠다.

김 의원은 "나 전 대표는 당의 분열과 혼란을 막기 위한 선당후사와 화합과 단결이라는 우리 당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셨다"며 "지난 20여 년 간 우리 당을 지키고 함께 동고동락해 온 나 전 대표와 함께 손에 손 잡고 멋진 화합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당후사", "화합과 단결"은 나 전 의원이 이날 불출마 선언문에 직접 쓴 불출마 이유였다.

반면 나 전 의원, 윤 의원과 '수도권 삼각 연대'를 이루려던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의 불출마 뉴스를 접했다. 안타깝고 아쉽다"며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들의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썼다.

안 의원은 이어 나 전 의원이 이날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당내 비판을 겨냥한 듯 불출마 선언문에서 "오늘 이 정치 현실이 낯설다"고 한 데 대해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고 공감을 표한 뒤 "나 전 의원이 던진 총선 승리와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이 나 전 의원 불출마가 전당대회 판세에 미칠 영향을 묻자 "저는 판도의 유불리에 신경쓰지 않고 있다"며 “처음부터 목표가 1차 선거에서 1등을 하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수도권 연대'의 다른 축인 윤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우선 나 전 의원님의 어렵고 힘든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원들의 축제가 되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나 전 의원에 대한 초선 의원들의 집단린치 사태까지 발생했다. 여전히 국민의힘에 만연하는 뺄셈정치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비판했던 당내 구성원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윤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인해 생긴 수도권 대표론의 빈자리를 저 윤상현이 채우겠다"며 "나 전 의원 또한 총선 승리를 견인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맡으셔야 하고 계속해서 힘을 보태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향후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 전 의원의 지지가 어느 쪽을 향할 것인지는 두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다. 세 후보 모두 나 전 의원에 대해 “멋진 화합을 이루겠다"(김), “나 전 의원이 던진 총선 승리와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안), “힘을 보태주셔야 한다"(윤)며 우호적인 메시지를 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사자인 나 전 의원은 이날 불출마 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전당대회에 있어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 없다. 역할을 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뒤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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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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