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與 당권 '김기현vs안철수' 양강구도로

양자 여론조사 安 우세…羅 "전당대회 역할 생각없다"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헝가리식 저출생 대책' 발표 이후 발생한 대통령실과의 갈등, 초선 의원 48명의 규탄 성명 등 당내 공개 비판과 친윤계의 압박, 지지율 하락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김기현 의원 대 안철수 의원의 양강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 전 의원은 25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며 "오늘 저의 물러남이 우리 모두의 앞날을 비출 수만 있다면, 그 또한 나아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 정통 보수정당의 명예를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가 점쳐질 당시 자신에 대한 당내 비판을 의식한 듯 "정당은 곧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뿌리"라며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정말 어렵게 이뤄낸 정권교체다. 민생을 되찾고 법치를 회복하고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이 소중한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러 보내선 안 된다"며 "건강한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을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배경에는 지난 5일 '헝가리식 저출생 대책' 발표, 지난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과 관련해 발생한 대통령실과의 갈등, 초선 의원 48명의 규탄 성명 등 공개적 당내 비판은 물론 친윤계의 물밑 압박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을 도왔던 박종희 전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과 나 대표 사이에 조율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맡긴 건 당 대표하지 말라는 사인 아니겠나. 계속 그 일해라' 이런 식의 메시지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나 전 의원과 '윤핵관' 이철규 의원 간 만남이 포착된 데 대해서도 박 전 의원은 "그런 맥락 아닐까 싶다"고 짐작했다.

대통령실 및 친윤계와의 갈등이 확산하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지지율은 1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 사이에서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적합도는 16.9%로 집계됐다. 1위는 김 의원(25.4%), 2위는 안 의원(22.3%)이었다.

그 뒤는 유승민 전 의원 8.6%, 황교안 전 대표 4.2%, 윤상현 의원 0.9%, 조경태 의원 0.4% 순이었다. 유 전 의원은 열흘째 공개 행보를 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향후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김 의원 대 안 의원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 구도에서 나 전 의원을 꿇어앉힌 친윤계의 구상대로 '윤심 당권주자' 김 의원이 승리를 거머쥘지는 알 수 없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안철수-김기현' 가상 양자대결 결과는 안 의원 49.8%, 김 의원 39.4%로 안 의원이 10%포인트 넘게 앞섰다.

나 전 의원이 어떤 후보를 밀지에 따라서도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는 출렁일 수 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전당대회에 있어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 없다. 역할을 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도 "여기저기 '손 잡자, 연대하자' 그런 제의 있을 거고 김기현이나 안철수 여기저기서 연락 오는데 (나 전 의원이) 일절 전화 안 받고 있다"며 "저한테도 몇 번 연락 왔는데 '지금은 안 맞다. 오해받을 수 있어서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에 인용한 YTN 조사는 유무선(유선 19.5%, 무선 80.5%)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7.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19%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 95% 신뢰수준,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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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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