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인 상대 단기비자 발급 중단...중국인 상대 방역 강화에 따른 보복

한중 외교장관 방역 조치 관련 신경전 벌인지 하루만에 급박한 결정 내린 중국 정부

중국이 자국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방역 조치에 반발해 한국인을 상대로 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주한 중국대사관은 사회관계망(SNS) 서비스인 '위챗'의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국내 지시에 따라 오늘부터 주한 중국대사관 및 총영사관은 한국 국민의 중국 단기비자(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사정 포함) 발급 중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기 사항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 입국 제한 조치 취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혀 이번 결정이 중국인을 상대로 한국에서 시행하는 방역 강화에 대한 보복성 조치임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9일 한중 외교장관은 중국인의 한국 입국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외교부는 친강(秦同) 신임 중국 외교부장의 취임 축하 인사 차 통화를 가진 박진 외교부 장관이 "(중국인 입국자에 대한) 최근 우리 정부의 방역조치가 과학적 근거에 따라 취해진 것임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친강 외교부장은 박진 장관에게 "최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한시적 제한 조치에 우려를 표명하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를 취하기를 희망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이번 결정과 관련,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측의 조치에 대해서는 양국 외교채널을 통해서 서로 협의, 소통이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중국 측에 전달하면서 계속 긴밀히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전면적인 단기 비자 중단을 공식화함에 따라 한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가 이달 2일부터 31일까지 외교, 공무,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 등의 목적이 없는 중국인에게 단기 비자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나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중국이 취한 조치에 대해 우리가 해석을 내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중국의 조치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비자 발급 중단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여행업계 관계자를 인용 "중국 당국이 10일 일본에서의 비자 (발급) 절차를 중단했다고 일본 내 여행사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 당국은 (비자 발급 절차) 중단 기간이나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일본 대책에 대한 맞대응 조치인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중국 내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30일부터 중국 본토에서 일본으로 입국하는 경우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입국 이후에도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방역 당국은 비자 발급 제한 외에 중국과 홍콩, 마카오 출발 입국자에게 출발일 기준 48시간 이내 검사한 PCR 음성확인서 또는 24시간 이내 검사한 전문가용 RAT 음성확인서를 검역관에게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입국 후 1일 이내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하며 검사 비용 및 양성이 나왔을 때 격리 비용을 모두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주한중국대사관이 10일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 국민에게 당분간 중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밝혔다. 사진은 한국국민 중국 단기비자 발급 중단 관련 주한중국대사관 위챗 게시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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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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