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중국 방문 전 이란 종전 관련 성과를 내려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이하 현지시간) 미 P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주 방중 전 이란 상황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가능하다.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날 미 폭스뉴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방송과의 통화에서 "일주일" 안에 상황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15일 중국에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이란의 440kg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반출 문제에도 진전이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PBS에 "협상 타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고농축 우라늄이 "미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지하 핵시설을 운영하지 않는단 약속이 합의에 포함돼 있냐는 질문에 "맞다.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란에서 이전에 빠른 협상 타결을 위해 핵문제를 뒤로 미루는 제안이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급진전했다고 볼 수 있다.
외신 "양해각서 합의 임박…호르무즈 개방·핵문제 합의 위한 '30일 협상' 내용"
복수의 외신도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한 쪽짜리 양해각서(MOU)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6일 미 매체 <액시오스>는 미 당국자 2명과 이 문제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이 소식을 보도하며 미국이 48시간 내 몇몇 핵심 사항에 대한 이란의 답변을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지금이 전쟁 발발 뒤 합의에 가장 근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14개항으로 이뤄진 양해각서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 이란 핵프로그램 제한, 미국의 제재 해제에 대한 세부 합의 도출을 위한 30일간의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30일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과 미국의 해상봉쇄가 점진적으로 해제될 예정이라고 한다. 단 미 당국자는 협살 결렬 땐 미국이 해상봉쇄를 복원하거나 군사 행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핵문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 유예 기간에 대한 협상이 활발히 진행 중으로, 세 소식통은 이 기간이 최소 12년이 될 것이라고 했고 한 소식통은 15년이 유력하다고 했다. 이전에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으로 이란은 5년, 미국은 20년을 제안한 바 있다.
양해각서에서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거나 관련 활동을 수행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유엔(UN) 불시 사찰을 포함해 강화된 사찰에도 동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란이 지하 핵시설을 운영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는 조항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은 이란이 지금까지 거부했던 고농축 우라늄 국외 반출에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으로의 반출이 선택지 중 하나라고 했다.
매체는 양해각서에 미국이 대가로 대이란 제재 및 동결자금 해제를 점진적으로 해제할 거라는 약속이 담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로이터> 통신도 파키스탄 소식통과 중재 상황을 잘 아는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한 쪽짜리 양해각서에 대한 양국 합의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다만 소식통들이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 역내 대리 세력 지원,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 CNN 방송은 역내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이 7일 중재자들에게 미국 제안에 대한 답변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전문가 "호르무즈 해결 못하면 방중 때 중국이 우위 점할 것"…중, 중재자 이미지 띄우기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을 앞두고 이란 종전 관련 성과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AP> 통신을 보면 분쟁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 이란 담당 국장 알리 바에즈는 "해협이 폐쇄된 상태에서 중국에 가는 건 트럼프 대통령에 굴욕적인 일이며 미국보다 중국을 강한 위치에 놓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로서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계기로 중재 역할에 나설 것을 기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파키스탄은 이미 중국에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한 더 큰 중재 역할을 맡아줄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파키스탄 당국자들은 중국이 미국과 이란 협상 안정에 도움을 줄 신뢰할 만한 주체로 여겨진다고 방송에 말했다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중재 성공 땐 중국이 동아시아 외 지역에서도 협상을 중재할 수 있는 외교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영국의 중동정책 전문 비영리단체 아랍·영국 이해위원회(Caabu) 크리스 도일 국장은 알자지라에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면 두 사람 다 승자로 보일 수 있고 세계 경제를 벼랑에서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6일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두고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부각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중국이 전쟁 발발 뒤 중재 노력을 해 왔고 "평화회담 재개 지원 및 중동의 평화와 평온 복구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이 "지역 안보가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을 때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라며 "국제사회는 해협의 안전하고 정상적인 통행 복구에 대한 공통 우려를 갖고 있으며 관련 당사자들이 이 강력한 요청에 신속히 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트럼프 정부 정책·발언 혼란에 "정책 아닌 충동으로 운영" 비판
한편 최근 며칠간 미 행정부의 쉴 새 없는 정책 및 발언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이란전 결정을 반영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선박을 빼내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발표 뒤 이를 개시 이틀 만에 중단했다.
5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가 마무리됐다. 우린 그 작전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고 안타깝게도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과 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위협하며 현재의 휴전이 일시 중단에 불과함을 시사했다.
<AP>를 보면 국제위기센터 바에즈 국장은 "이 행정부는 정책 과정에 기반해 운영되지 않는다. 충동에 의해 운영된다. 대통령은 이제 이 전쟁에 지쳤고 자신의 정치적 자본을 여기에 계속 투자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엘리자베스 덴트도 럼프 정부가 전쟁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메시지 혼란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덴트 연구원은 "전쟁이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서 미국 대중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았다"며 "이제 트럼프는 이 전쟁이 얼마나 인기가 없는지 목도하고 있기 때문에 적대행위 재개를 막기 위해 모든 걸 다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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