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비서실장' 정진석, 결국 공천신청 철회…'사돈' 박덕흠이 막판 설득

정진석 "저도, 당도 고통"…박덕흠 "국민의힘 혜택 많이 본 사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정진석 전 실장이 7일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신청을 철회했다.

정 전 실장은 그간 '윤 어게인 공천' 논란과 이에 대한 당내 우려에도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의 판단이 '공천 배제' 쪽으로 흘러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실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도 고통이지만 당도 많이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6.3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덕흠 공관위원장에게도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말을 드렸다. 저의 출마가 당의 결속을 해치거나, 거대 권력의 독주를 막아낼 우리 당의 동력을 약화시킨다면 그 길을 멈추겠다"며 "이름 없는 평당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점심 1시간여 동안 정 전 실장을 만나 보궐선거 출마를 만류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실장에게) 여러 가지 상황을 설명하고 만류했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혜택을 제일 많이 본 사람'이라고 얘기했다"며 "(당이) 어려울 때는 도와주는 입장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의 정 전 실장은 당의 중진으로 국회부의장까지 지냈다. '원조 친윤'으로 꼽히는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 내란특검에 의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 정 전 실장의 공천 신청 및 경선 참여 적격성부터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판단 대상이었다.

때문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윤리위원회와 공관위 회의를 잇따라 열어 정 전 실장의 출마 자격과 공천 여부 등을 논의해 결론 낼 예정이었다. 다만 당 지도부에서도 정 전 실장 공천을 우려하는 쪽에 목소리를 보태는 분위기여서, 공천 배제 가능성이 높게 관측됐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해 정 전 실장을 막판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사돈 관계라 공천 논의에 이해충돌 소지도 있었다. 박 위원장은 정 전 실장이 무소속으로 보궐선거에 나서는 것 역시 만류했다고 한다.

정 전 실장은 지난달 15일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이 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로 확정자, 박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열리는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이 지역에 출마해 6선을 노렸으나, 박 의원에게 밀려 낙선했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의 출마 선언에 당내에서는 '윤어게인 프레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는 정 전 실장에게 공천을 주면 탈당해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지난 2024년 4월 24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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