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무인기 침범'에 文 정부 겨냥 "드론 대응 훈련 전무"

국무회의 모두발언 "군사합의 의존한 대북정책 얼마나 위험한지 봤을 것"

북한의 군용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영공을 비행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지난 수년 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문재인 정부를 힐난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전날 발생한 북한 무인기 침범과 관련해 "더 강도 높은 대비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해준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7년부터 전혀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훈련,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전무했다는 것을 보면 북한의 선의와 군사 합의에만 의존한 대북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국민들께서 잘 보셨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으나 우리 군이 100여 발의 격파 사격에도 격추하지 못해 대응 능력이 도마에 오르자 이전 정부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할 드론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어제 사건을 계기로 드론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며 "최첨단으로 드론을 스텔스화해서 감시정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것은 군용 무인기 도발에 대한 내년도 대응 전력 예산이 국회에서 50%나 삭감이 됐다"며 "새해에 국회를 다시 설득해서 전력 예산을 좀 증액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예산과 전력을 확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2023년은 국가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폐단을 정상화하고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이다. 중단 없이 법과 원칙을 바로세워 나가겠다"며 직제개편 추진 의사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에서 만들어진 직제가 우리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하는데 미진하다면 새해에는 연초부터 각 부처가 신속한 직제개편을 통해 당면한 현안과 국정과제 수행이 원활히 일뤄질 수 있도록 국무위원들께서 잘 살펴주길 당부한다"고 했다.

노동조합에 대한 회계 불투명성 점검 의사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노조 부패를 막는 확실한 길은 회계 투명성 강화"라며 "노조 회계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법과 제도를 보완해야 하고 기업 공시 제도와 같은 공시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귀족노조가 다수의 조합원들과 노동 약자들을 착취하고 약탈하는 구조가 방치된다면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발목잡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어렵게 된다"고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세금인 국가보조금을 지원하는 민간단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규모 축소 의사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지난 몇 년간 민간단체에 대한 국가 보조금이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정부의 관리는 미흡했고 그간 그 회계 사용처를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공적인 목표가 아닌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보조금을 취하는 행태가 있다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혈세가 그들만의 이권 카르텔에 쓰여진다면 국민 여러분께서 이를 알고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 혈세를 쓰는 것에 성역은 있을 수 없다. 현재의 국가보조금 관리 체계를 새해에 전면 재정비해서 국민 세금이 제대로 투명하게 쓰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각 부처는 공인 목적의 보조금 사업의 회계 부정, 목적 외 사용 등 불법적인 집행이나 낭비 요소가 있는지 그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해 달라"면서 "방만하고 낭비성 사업이 있다면 과감하게 정비하고 보조금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민생을 살리기 위한 새 정부의 첫 예산이 대폭 수정돼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법인세 인하, 반도체 지원, 주식양도세 완화 등 우리 경제의 성장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법안이 미진해서 대단히 아쉽다"면서 "이 모두 특정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산층과 국민 전체를 위한 제도들인데 이런 것이 왜곡돼서, 예산이 너무 많이 축소가 돼서 참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보안책을 강구하고 분골쇄신해야할 것"이라며 "각 부처는 예산을 내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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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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