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15년, 김경수 5개월…'밸붕' 사면?

김경수 '복권 없는 사면'으로 국민통합 될까?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연말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특히 법무부가 '복권 없는 형 면제' 대상으로 건의한 김 전 지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결정이 이번 사면의 성격을 좌우할 전망이다.

사면을 앞두고 막판 숙고에 들어간 윤 대통령은 27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주재해 명단을 확정하고 28일 0시부로 사면을 단행할 전망이다.

경제인들을 대거 사면해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뒀던 지난 광복절 특사 때와 달리 이번 사면은 당초 거론됐던 주요 경제인들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여야 정치인들을 아우르는 '국민통합'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거 사면 대상에 포함된 반면, 야권 인사들에 대한 비중이 낮아 여야 형평성을 맞출 수 있느냐가 최종 관건이다.

이 전 대통령의 사면복권은 확실시된다. 그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관련 횡령 및 뇌물 등의 혐의로 지난 2020년 10월 징역 17년의 형을 확정받았으며 최근 건강상의 문제로 형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의혹으로 징역 1년이 확정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로 조성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남기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야권 인사로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신계륜 전 의원, 강운태 전 광주시장 등이 사면 대상에 올랐으나 최대 관심사는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정치인인 김경수 전 지사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2년 형이 확정된 김 전 지사는 잔여 형기가 내년 5월 만기 출소일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사면의 실익이 크지 않은 반면, 복권이 이뤄지지 않으면 피선거권은 2028년 5월까지 제한된다.

잔여 형이 면제되더라도 2024년 총선, 2026년 지방선거까지 선출직에 출마할 수 없어 운신의 폭에 제약을 받는다. 정치 활동 재개가 사실상 가로막히는 복권 없는 사면에 김 전 지사 스스로 "나는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며 가석방불원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부대변인은 24일 "누가 사면해달라고 했나"며 "15년 형기가 남은 이 전 대통령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5개월 형기가 남은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 없는 사면을 끼워넣고 생색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MB의 벌금은 괜찮고 한명숙의 추징금은 왜 안 되나. 왜 잔여형기가 15년 남은 MB와 5월밖에 남지 않은 김경수가 똑같아야 하나"며 "정치인, 고위공직자 사면 복권도 주로 이명박근혜 인사들만 챙긴다는 지적"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여론조작은 선거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정치적 부활을 위해 반드시 복권까지 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은 집안의 생선을 다 먹어 치운 고양이를 믿고 다시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좌)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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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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