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학제개편 논란, 제 불찰…부총리 사퇴"

'만 5세' 학제개편안, 외고 폐지 등 연이은 혼선에 사실상 경질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 정책 혼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임명 한 달여 만의 불명예 퇴진으로, 윤석열 정부로선 첫 국무위원 사임 사례다.

박 부총리는 8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면서 "학제 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국민께 되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달려왔지만 많이 부족했다"면서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최근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하향하는 학제개편안과 외국어고 폐지 방안을 무리하게 추진해 민심 이반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질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무위원으로는 첫 사임 사례이지만, 장관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김인철 교육부총리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4번째다.

지난 5월 26일 사회부총리로 지명된 박 부총리는 만취 음주운전과 쌍둥이 자녀 불법 입시컨설팅 의혹, 제자 갑질, 논문 표절 의혹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야당으로부터 부적격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이러한 숱한 의혹에도 지명 39일 만인 지난달 4일 박 부총리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박 부총리를 둘러싼 논란은 취임 이후에도 계속됐지만, 박 부총리는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 대신 변명으로 일관해 국민의 공분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 부총리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만 5세 입학' 정책이었다. 박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정과제에 없던 '만 5세 입학' 정책을 각계 의견 수렴 등을 거치지 않고 공론화시키면서 학부모, 교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자 박 부총리는 여론을 의식해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지만, 논란이 끝나기도 전에 외국어고등학교(외고) 폐지를 언급하며 또다시 반발 여론이 들끓었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고 반대 여론이 70%까지 치솟는 등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대통령실과 여당 내에서 박 부총리에 대한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