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시위 현장 찾은 인수위 "이준석에 사과 의사 묻겠다"

인수위 "애로사항 함께 하겠다"...이준석은 장애인 '성역화' 언급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9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시위 현장을 찾아 "(인수위는)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극복)에 함께 하겠다"며 소통의 뜻을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 측의 출근길 투쟁에 대해 연일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인수위 측은 이 대표의 이러한 행위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인수위는 "이준석 대표에게 (전장연 측에) 사과하라고 전해 달라"는 박경석 전장연 상임 공동대표의 요청에도 "(이 대표에게) 전달해 올리겠다"고 대답했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의 임인택 전문위원, 임이자 간사, 김도식 인수위원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회의실에서 전장연 박경석, 최용기 상임공동대표, 한명희 조직실장을 만나 30분가량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에 대해 "지하철을 타고 그런다고 이동권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라 설명하며 △장애인 탈시설 예산 반영 △장애활동지원 예산 편성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의 지역격차 해소를 위한 예산 반영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마련 등 시위 과정에서 주장해온 주요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박 대표의 이야기를 들은 김 위원은 "우리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면 이런 기본 권리에 대한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 생각한다"며 "20년 동안 안 이뤄진 일이지만, 20년을 더 기다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단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임 간사 또한 "오늘 말씀 들었으니 심도 있게 고민하겠다"며 "검토하고 소통할 테니 오늘부터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부분은 좀 푸시고, 하나씩 해결해나가자"고 제안했다.

다만 이날 면담에서 인수위는 여러차례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전장연 요구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 기한을 약속하진 않았다. 김 위원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까지 답변을 들을 수 있겠느냐"는 최 대표의 질문에 대해 "단기적으로 할 것을 하고, 저희가 소통하겠다"고만 답변했다.

인수위 측은 최근 이 대표의 발언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출근길 시위에 대해서는 "죽을 때까지 강조해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게 인간의 존엄성"이라 강조하면서도 "시민들에게 해 끼치는 일은 지양해 달라, 오늘부터라도 중지하고 대화하고 소통해서 함께 풀어나가자"고 재차 시위를 중단해 줄 것을 전장연 측에 요구했다. 이에 전장연은 내부 논의 후 시위 중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진행한 YTN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애인 시위에 대한 이 대표의 태도를 비판하는 주장을 두고 "(본인 발언의) 내용에 대해 책을 잡을 것이 없으면 '어떻게 여성에 대해, 장애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고 한다"며 "이는 일종의 성역화"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볼모' 표현에 사과한 김예지 의원의 행위에 대해서도 "'볼모' 표현은 사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5일 이 대표는 장애인들이 서울시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이후 이 대표는 연일 전장연과 출근길 시위를 비판하며 '장애인 혐오' 논란을 키워왔다. 이에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이 28일 출근길 시위에 참석해 대신 사과를 전하고,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서도 직접 반박의 뜻을 전하는 등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적인 움직임이 이어져왔다. 

▲임이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문화복지분과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이 29일 오전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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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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