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여성 불평등은 옛날 얘기…더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여성부, 역사적 기능 다해 존재할 이유 없다"…反페미니즘 '끝판왕'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일부 20대 남성 유권자를 겨냥한 안티(反)페미니즘 전략을 극한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그는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이 차별받는 구조 자체를 부인하는 데까지 나갔다.

윤 후보는 7일자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내세운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중도·보수에서는 여성부가 역사적 기능을 이미 다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는 주장을 폈다.

윤 후보는 "차별은 개인적 문제다. 남성이 약자일 수도, 여성이 약자일 수도 있다"며 "여성은 불평등한 취급을 받고 남성은 우월적 대우를 받는다는 건 옛날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은 여성을 약자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안티페미니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조차 '한국에서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데에는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부인하지 않고 "그에 대해서는 몇 번이나 제 의사를 밝혔다"(지난해 11월)는 말로 답을 피하기만 했다.

같은 주제의 질문에 대해 이 대표가 했던 발언의 최대 수위는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면' 당연히 보정해야 한다. 하지만 일각의 문제제기는 너무 비현실적", "2030 여성들이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점도 있다" (2021.5.8 <한국경제> 인터뷰) 정도였다.

윤 후보가 명시적으로, 이 대표가 묵시적으로 주장한 '성차별은 없다'는 주장은 물론 사실과 전혀 다르다. 지난해 3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1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 격차 지수는 세계 156개국 가운데 102위였다. 2020년 OECD 통계에 따르면 남녀 간 임금 격차는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인 31.5%였다. 각종 성범죄, 데이트폭력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현황을 보면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 선출직 공직이나 임명직 고위공무원, 기업 임원 등 정치적·경제적 지위에서도 성별 격차는 여전하고, 사회·문화적 영역의 문제는 일일이 언급하기도 벅차다.  

'중도·보수는 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아온 이상돈 전 국회의원은 지난 4일 YTN 등 방송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을 공격해서 젊은 남성의 표를 얻는 것은 트럼프 방식"이라며 "배워올 게 없어서 그런 걸 배워 왔느냐"고 혀를 찼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