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경제적으로 고사시키는 형태로 진화했다

[기고] 2009년 용산에 멈춰버린 오세훈 시장의 행정

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은 계약 기간 종료 뒤에도 퇴거하지 않는 카페가 위치한 DDP 아트홀 1층 공간 일부를 법원 판결에 따라 강제집행으로 회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재단은 해당 공간 사용수익 허가기간이 2023년 3월27일 종료됐음에도 점유가 지속되자 명도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6일 1심에서 전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가집행 절차와 집행관 계고 절차를 거쳐 이날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관련해서 맘편하게 장사하고픈 상인모임에서 이날 진행한 강제집행이 무엇이 문제인지를 짚어보는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

이 장면은 2009년 1월 20일을 소환한다. 1기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 무리한 강제 철거가 초래한 '용산참사' 이후 17년이 흘렀다. 그러나 시민의 삶보다 행정 목적과 효율을 우선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17년 전 용산이 물리적 참사였다면, 오늘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법과 절차를 앞세운 행정의 폭거가 한 가족과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해체한 현장이 되었다.

공간의 역사는 명확하다. 4년간 방치됐던 빈 공간에 사비 10억 원을 투자해 활력을 불어넣은 주체는 서울시가 아닌 한 명의 상인이었다. 공공화장실 등 편익시설을 자비로 구축하며 공간 가치를 끌어올리자, 서울시는 '시장 홍보관 활용'을 명분으로 퇴거를 통보했다. 최초 공공화장실 설치 조건으로 제시됐던 임대료 감면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이는 전형적인 '관제 젠트리피케이션'이다. 민간이 일군 터전을 필요에 따라 일방적으로 회수하는 행태는 상인을 협력 파트너가 아닌, 언제든 교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행정의 오만함을 보여준다.

집행 방식은 더욱 집요했다. 서울시는 사업자 개인을 상대로 13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카드 매출과 개인 통장, 심지어 타 지점의 보증금까지 압류하며 압박했다. 이는 '행정'의 이름으로 자행된 법률적 폭력이다. 인명 피해를 냈던 과거의 거친 방식이, 이제는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경제적으로 고사시키는 형태로 진화했다.

이러한 방식은 현 시장 임기 내 서울시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오늘 <카페 드 페소니아>의 강제 집행은 단순히 한 가게가 없어진 것이 아니다. 오세훈표 행정 윤리가 2009년에 멈춰있다는 증거다.

용산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사람'이 아닌 '사업'을, 시민의 삶보다 전시 행정을 우선하는 오세훈식 행정은 벌써 끝났어야 한다. 상인의 권익을 보호할 구조적이고 명문화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사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화려한 DDP의 이면에는 생존을 갈구했던 한 상인의 절규가 켜켜이 쌓여 있다.

▲강제집행 당시 모습. ⓒ맘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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