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윤석열 몰아내기 무리수 쓰면 후회하는 상황 도래할 것"

주호영 "추미애 경질해야 사태 풀려…윤석열은 '정치 안한다' 선언해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일으킨 '검찰총장 직무배제' 사태가 서울행정법원 결정과 법무부 감찰위원회의로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배척받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석열 징계'에 된서리를 맞은 추 장관을 넘어 문 대통령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한민국이 3만 불 소득을 갖고 민주주의를 한다는 나라인데 검찰총장-법무장관 사이에 이런 추태가 벌어지는 것을 보고 밖에서 뭐라고 하겠느냐"며 "과연 GDP 3만 불이 넘는 정상적 민주국가에서 세계 어디서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지 정부·여당은 돌아보라"고 꼬집었다. 한 마디로 '나라망신'이라는 애기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부·여당이 윤 총장을 어떻게든 내보내려는 시도를 하는 것 같지만, 상기해 보라. 지난 정권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검찰총장(채동욱)과 담당 수사 검사(윤석열)를 배제한 그 결과가 오늘날 어떤 형태로 나타났나 아실 것"이라며 "자꾸 윤 총장을 몰아내기 위해 무리수를 쓰면, 과거 정권에서 보는 것처럼 나중에 후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는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여당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기 바란다"면서 "이것은 오직 임명권자인 대통령만이 결심할 수 있는 사항이다. 대통령께서 너무 특정인에 집착하지 마시고 냉정한 입장에서 국가 장래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옳은가 냉정히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은 '검찰의 독립이 중요하고, 검찰 독립에는 검찰총장 임기 보장이 결정적'이라고 책에 쓰셨다. 지금도 임기 보장을 언급해 주시고,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줄 때처럼 '살아있는 권력 수사도 똑같은 잣대로 하라'고 다시 명령해 달라"고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주 원내대표는 "검사징계법 17조2에는 '징계청구 이후에 징계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인정할 만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징계 혐의자에 대한 징계청구를 취하할 수 있다'고 돼있다"며 "이 단계에서는 추 장관이 징계청구를 취하하는 게 정도이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에게 징계취하를 명령하고, 이런 사달을 일으킨 추 장관을 즉시 경질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추 장관이 독자적으로 저렇게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의중을 받아서 저렇게 하는 것"이라며 "어느 언론에서는 추 장관을 꼭두각시라고까지 표현했다"고 하기도 헸다.

그는 "윤 총장이 잘못했으면 대통령이 '윤 총장 잘못했다'고 이야기하고 '사표를 내라'든지 '신임하지 않는다'든지 하면 그 다음 단계로 진행이 될 텐데, 임기가 보장돼 있고 윤 총장이 하는 일이 권력에 대한 수사니까 대통령이 그렇게 하시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니까 상처를 입고 무리하더라도 추 장관이 앞장서서 윤석열 총장을 축출하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추 장관을 경질해야 이 사태가 풀리는 것이지, 권력이 의도하고 (윤 총장을) 쫓아내려고 하다가 '못 쫓아내서 자존심 상한다', '네가 견디나 보자',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든지 쫓아낼 거야' 이렇게 할수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점점 더 망가지는 것이고 세월이 지나면 그런 행위에 대해서 또 다른 판단이 있고 아마 수사까지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윤 총장에 대해서도 "'나는 정치 전혀 할 생각 없고, 정치 중립으로 검찰총장 직무만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이렇게 해야 한다"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국정감사 때 나와서 '퇴임 이후에 국민들을 위해서 봉사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겠다'고 하는 말이 '정치를 하겠다'는 말은 전혀 아니라고 본다. 누구든 퇴임 이후에 나라를 위해서 봉사할 고민을 할 수 있고 일반적인 이야기인데, 그것을 '정치를 한다'는 이야기로 관심법으로 읽고 자꾸 민주당이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윤 총장이 '나는 정치를 하지 않겠습니다' 선언하면 제일 깔끔한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올라가 있는 데 대해서도 주 원내대표는 "참으로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이라며 "가장 독립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할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서 자꾸 대선후보군에 넣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조사를 하지 말고 빼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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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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