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훈련 축소, 실상은 '전력 난' 때문?…외신 "태평양에 美 항모도 없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병력·자원 부족 우려…NYT "미, 이번 연습에서 어떤 역할 축소할지 불분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 연습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힌 배경을 두고, 장기화되는 이란 전쟁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으로 병력과 자원이 집중되면서 한미 훈련에 대규모 전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는 관측이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에게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 연습인 '을지프리덤실드'(UFS)의 규모를 축소하라고 밝혔다면서 미국이 현재 태평양에 배치할 항공모함이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일본에 주둔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USS 조지 워싱턴함이 태평양에서 중동으로 재배치되어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대체할 예정"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은 태평양에 배치할 항공모함이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군 합동훈련에서 병력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군이 최장기 해상 연속 체류를 기록 중인 미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조지 워싱턴함으로 교체할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링컨함의 중동 체류 기간이 260일이 넘어감에 따라 승조원들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겨 자살시도가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뤄진 교체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해양 봉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해당 해역으로 병력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같은 미군의 현실적 상황이 한미 연합 군사 연습의 인원 축소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 역시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지시에 대해 "미국은 핵심 무기가 부족해지면서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군사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으로 막대한 자원과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아시아 동맹국들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미 전쟁부가 이번 연합 군사 연습에서 어떤 역할을 축소할지는 불분명하다"라며 "한 미군 고위 관계자는 미 전쟁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했다고 전했다"라고 보도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표는 이란과의 전쟁이 6개월째 접어들면서 일부 미국 관리들이 전쟁부의 예산 부족과 심각한 무기 부족 사태를 경고하는 가운데 나왔다"면서 전쟁의 여파일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 연습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협상이 기대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우리는 군사 훈련을 중단할 것이며 이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해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추진하기 위해 일종의 유화책을 던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김 위원장과 만남을 추진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화를 재개하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대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15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을 게시한 뒤 "이 사진에서는 표정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웃고 있는 사진들도 많이 있다. 김 위원장과 나는 정말 잘 지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촬영된 것으로, 당시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전격 방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간 3자 깜짝 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약 1시간 정도의 회담을 가졌는데, 이 회담 이후 양측의 대면 회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지난 2019년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1시간 여의 면담을 가졌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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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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