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12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 발언 관련, 현시점에서는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 파악이 필요하다"고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에 상응하는 균형력으로 평가받아온 전략자산 전개나, 북한이 도발적이라며 반발해 온 이른바 '참수 작전' 등 일부 작전계획에 대한 훈련 중단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연례적으로 해온 주한미군과의 모든 공동훈련까지 포함되는 것인지 등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는 뜻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정확한 표현은 "워 게임들을 중단할 것이다(we will be stopping the war games). 그렇게 하면 막대한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군사용어로서의 워 게임은 실제 병력 이동 없이, 전쟁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도상) 훈련 형태의 지휘소연습을 뜻한다. 당장 오는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바로 '워 게임' 형태의 훈련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이 같은 형태의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 것인지, '워 게임'이란 말을 비유적으로 사용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당장 주한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관련해 아직 어떤 새로운 지침도 없었다"며 현재로서는 UFG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 동아시아 군비 축소나 북한과의 관계 개선 등을 위해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해도, 보수층 반발이나 일각의 안보 불안 우려 등을 감안한 듯 최대한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과거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과거에도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그런 것(훈련 축소나 중단)을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 아니었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연합훈련의 실제 중단이나 계속 여부에 대해서는 "한미 간 협의가 또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과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통상적 규모의 훈련은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인 바 있고, 청와대도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규모 축소' 정도가 그간 검토해온 한계선이었음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갑작스러운 측면이 적지 않다.
한편 이 고위 관계자는 이른바 '센토사 합의'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표현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동선언에) 모든 것을 적시하지는 않지만 (CVID는)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가는 과정에서 당연히 해결돼야 할 부분"이라며 특별히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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