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밀착', 자신감 얻었나…김정은, 중국 전승절 참석하며 첫 다자외교 무대 진출

껄끄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던 북중 관계, 전승절 참석으로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도 관계 개선 모색

세계 2차대전 종전을 기념해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승전 8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다자 외교 무대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 80돐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하여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게 된다"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동지의 초청에 따라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 80돐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하여 곧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게 된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훙레이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격)은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기념활동' 준비 상황 브리핑에서 해외 국가 정상의 참석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 중 김정은 위원장도 포함돼 있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오는 3일 열릴 전승절 행사에는 김 위원장뿐만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이란 등의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을 계획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중국에 언제 도착할지 구체적 일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는 김 위원장의 첫 다자외교 행사 참석으로 기록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중국, 미국, 러시아, 베트남 등과 양자 외교를 실시했지만 다자 외교 무대에는 참석한 바 없다.

이에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동맹 수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든든한 우군을 얻은 북한이 자신감을 갖고 이같은 행보를 보이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전승절 참석에 이어 비서방이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주로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 위치한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가 주축이 되는 다자 외교 무대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밀착 이후 중국과 다소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과는 달리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하면서 이번 움직임이 북중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1일 개막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 - 2024'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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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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