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성희롱' 발언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출당 당한 강 의원이 '박원순 저격수'로 나선 이유는 내년 총선 공천 등 자신의 정치적 재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참여연대가 강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NHN이 3일 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는 등 오히려 '적'이 늘어가는 모양새다.
강 의원은 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및 보도자료를 통해 "(박 후보가 만든) 아름다운재단이 대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 외에도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으로부터도 133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며 "이 같은 기업 기부금 운영이 연차 사업보고서에선 불투명해 정확한 기업 기부내역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강 의원의 주장을 근거로 "아름다운재단이 국세청에 제출한 공익법인 모금내역 신고자료에 따르면 재단 측이 2000~2010년 기업으로부터 받은 돈은 4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강 의원이 추가로 공개한 NHN의 경우 국세청 신고자료와 NHN에 따르면 2008년 30억 원, 2009년 27억 원 등 2005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공동포털 해피빈을 운영하면서 모두 133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NHN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강 의원의 주장의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을 밝혔다. NHN은 "강 의원이 주장한 것처럼 133억 원은 아니지만 2005년 7월부터 2009년 5월까지 NHN은 회계적인 의미에서 83억 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며 "아름다운재단은 이 돈을 받아서 임의로 쓴 게 아니라 NHN과 맺은 협약에 따라 해피빈에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피빈은 NHN이 일반인들의 기부체험과 기부문화 촉진을 위해 2005년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기부포털 사이트"라면서 "당시 사이트를 만들었지만 이용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재단은 설립되지 않았고 다양한 사회및 복지 단체와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재단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름다운재단과 협약을 맺었고, NHN이 낸 기부금은 해피빈 사이트를 구축하고 일반 이용자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이용자들에게 '콩' 형태로 제공하는데 사용됐으며 이용자들은 '콩기부'라는 이름으로 본인들이 돕고 싶은 사회, 복지 단체에 기부해왔다"고 밝혔다. 기업인 NHN이 직접 기부를 받고 사업을 할 수 없는 만큼 '중간 매개자'로 아름다운재단과 협약을 맺고 사업을 운영해왔다는 것.
NHN은 "기부현황은 해피빈 서비스(http://me2.do/FDTyQT)에 모두 공개돼 있다"며 "2009년 5월 '해피빈재단'이 설립되면서 아름다운재단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어, 아름다운재단과의 협약은 종료됐다"고 덧붙었다. "기부금 운영이 불투명하다"는 강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달 30일 강 의원이 <문화일보>에 "참여연대가 LG그룹 문제를 지적한 뒤 아름다운재단이 LG로부터 20억 원을 기부받았다"고 말한 데 대해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한편 다소 무리한 듯한 강 의원의 주장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청와대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2일 박원순 후보가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재벌로부터 후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순수한 나눔이 아니면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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