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원에 팔리는 차가 있다. 이 차를 만드는데 930만 원이 들어간다면, 회사는 이윤을 남길 수 있을까? 70만 원이 남지 않느냐고? 차는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게 아니다. 차가 팔리도록 광고도 하고 곳곳에 판매망도 구축해야 한다. 판매점 운영비, 딜러들 인건비도 나가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딜러들에게 가격 할인이나 각종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행여나 차량 결함이 발생되면 리콜 비용도 발생한다. 70만 원 한도 내에서 이런 비용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까? 단연코 불가능하다.
이런 회사는 차를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가 난다. 정부가 손해를 감수하고 국민에게 차를 저렴하게 공급할 목적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윤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벌이는 기업들이 이런 밑지는 장사를 하려 할까?
놀랍게도 그런 기업이 하나 있다. 자선기업도 아닌 글로벌 기업에서 말이다. 그럼 지금부터 지난번에 약속한 것처럼 <인사이드 경제>의 GM의 회계망측 시리즈 마지막 글, 영업부문에서 벌어지는 회계망측을 짚어보도록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매출원가율 : 차를 팔수록 적자만 늘어나는 구조
제조업의 영업부문 회계장부는 매우 단순하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빼고, 여기에서 판매비및관리비를 빼면 영업이익이 나온다. 당연히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매출원가율, 즉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인사이드 경제>는 2008년부터 작년까지 한국GM을 비롯한 현대·기아·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매출원가율 추이를 그래프로 나타내 보았다.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한국GM 매출원가율을 보면 2009년부터 원가율이 90%대에 진입했으며, 2015년에는 무려 96.55%, 2016년은 93.15%를 기록했다. 서두에서 얘기한 것처럼 저 정도 매출원가율에서 영업이익이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한국GM은 통상임금 소송 관련 2012년에는 패소가능성을 높게 보고 6360억의 충당금을 비용 처리했고, 2013년에는 승소가능성을 높게 보아 7890억을 환입했다. 그런데 비용 처리와 환입 모두 매출원가에 반영한 탓에 회계장부 상 매출원가가 매우 왜곡되어 있다. 그래서 2012~2013년의 경우 통상임금 소송 관련 비용 처리와 환입 등의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을 경우를 별도 계산하여 원가율을 계산했다. 그래야만 정상적인 흐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종사와 비교를 해봐도 이해할 수 없다. 현대차 매출원가율은 75% 안팎, 기아차 역시 75~80%를 유지하고 있다. 쌍용차의 경우 77일간의 점거파업으로 생산량이 바닥을 쳤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매출원가율이 8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80% 초반대로 떨어지고 있다.
동종사와 비교했을 때 왜 이토록 큰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 한국GM은 아무런 해명도 없는 상태이다. 올해 4월에 노조 대의원들과 경영진이 가진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가 있었지만, "업체별로 매출원가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천차만별이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는 식의 답변뿐이었다.
기업에 따라 회계 정책이 달라 매출원가에 포함되는 항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종업체의 회계 정책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나마 큰 항목이 하나 있다면, 현대·기아차의 경우 한국GM과 달리 회계정책상 연구비를 매출원가가 아니라 판매비및관리비 항목에 포함시키고 있다.
만일 한국GM에도 동일한 정책을 적용할 경우 매출원가율이 4%가량 떨어지는 효과는 있으나, 이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매출원가율이 너무 높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맨 앞에 들었던 비유를 2016년 한국GM 회계장부에 맞춰보자면, 이 회사는 1000만 원에 팔리는 차를 931만 원의 원가를 들여 생산했고, 판매 및 관리에 112만 원을 사용했다. 결국 1000만 원짜리 차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43만 원의 손해를 봤다는 얘기이다.
고장난 레코드 : 애꿎은 인건비와 통상임금 탓?
이럴 때마다 권력과 자본을 쥐고 있는 자들은 억울한 희생양을 만들려 한다. 미세먼지는 고등어와 삼겹살 탓으로 돌리고, 자영업자들 망하는 건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게 어디 하루이틀이었나? 마찬가지로 한국GM 자본가들도 거의 무조건반사를 한다.
"한국GM 노동자들 고질적인 고임금과 인건비 탓이에요~ 통상임금 소송 때문에 사업 못해먹겠어요~."
지난 8월 28일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장병완 위원장까지 나서서 자본가들의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통상임금 때문에) 한국GM은 지난 3년간 5000억 원의 인건비가 증가했고 판매 부진이 겹치며 공장 철수를 검토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도대체 저놈의 '3년간 5000억 원'이라는 수치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이런 숫자놀음이 나오면 <인사이드 경제>는 우선 의심부터 하고 본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의심쩍은 한국GM의 회계장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회계연도 | 급여(백만) | 증가율 | 협약임금 인상률 |
2012년 | 1,188,679 | - | - |
2013년 | 1,238,111 | 4.16% | 3.5% |
2014년 | 1,304,160 | 5.33% | 4.1% |
2015년 | 1,379,143 | 5.75% | 3.7% |
2016년 | 1,389,858 | 0.78% | 3.3% |
2012~2016년 인상률 (연 평균 인상률) | 16.92% (3.98%) | 15.42% (3.28%) |
위 표는 한국GM 감사보고서에서 ‘급여’ 항목만 따로 뽑아 연간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비교하기 위해 만들어본 것이다. 2012년에 연간 급여총액이 1조1886억이었는데, 2016년에 1조3898억으로 4년 동안 총 2000억의 급여 총액이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3년으로 좁혀보면 1500억으로 줄어든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3년간 5000억’의 근거를 확인할 수가 없다.
4년간 2000억이 오른 것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한국GM 급여 총액은 4년 동안 총 16.92% 상승했으며, 이를 연 평균으로 계산하면 3.98%에 해당한다. 매년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노사간 임금협상 결과를 통계청이 종합해 발표하는 ‘협약임금 인상률’의 경우, 4년간 총 15.42%가 올랐으며 연 평균치는 3.28%이다.
다시 말해 한국GM의 급여 총액 상승폭은 전반적인 임금인상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가들의 주장 중 2가지가 거짓임을 입증해준다. 첫째, 한국GM의 인건비 상승이 영업적자의 핵심 근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건비 상승은 통상적인 한국 노동자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둘째, 정기상여금과 제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기로 한 한국GM 노사합의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얘기이다. 왜일까? 주간연속 2교대로 인한 노동시간 단축, 그리고 생산물량 축소로 인해 잔업·특근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상여금과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더라도 시간외근로·휴일근로가 없으면 임금인상은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인사이드 경제>는 다른 완성차업체와 한국GM의 임금수준을 비교해 보기 위해 급여 총액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표로 만들어 보았다. 이 수치를 보더라도 한국GM의 매출액 대비 급여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 출처 : 각사 2016년 감사보고서)
(단위 : 백만) | 한국GM | 현대차 | 기아차 | 쌍용차 |
급여 | 1,389,858 | 6,264,817 | 4,033,864 | 526,882 |
매출액 | 12,234,155 | 41,713,632 | 31,641,854 | 3,626,340 |
급여/매출액 | 11.36% | 15.02% | 12.75% | 14.53% |
인건비가 아니라 다른 곳에 문제가 있었다!
요즘 완성차업체는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이다. 본사(모기업)가 있고 전세계에 해외법인(자회사)을 갖고 있다. 당연히 본사와 자회사 사이에 수많은 거래가 벌어진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회사에서 나는 수익을 본사로 이전시키는 기법이 하나 있다. 이른바 ‘이전가격’ 개념이다.
이 방식이 세간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국세청은 정기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르노삼성의 이전가격을 문제삼으며 2013년 초에 700억 원의 세금 추징을 통보한 사건이다. 국세청은 르노삼성에 대해 특수관계자와 상품이나 용역 거래를 하면서 이익을 이전하거나 세금 회피 목적으로 가격을 다르게 방식으로 조세를 피했고 본사에 과다한 로열티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본사에서 들여오는 부품에는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타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는 싼 가격을 책정한다. 그러면 한국의 자회사에서 나는 수익을 간단하게 본사로 이전시킬 수 있다. 한국에서의 수익이 줄어드니 당연히 세금도 줄어들 테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이전가격’ 개념이다.
그런데 국세청은 르노삼성 세금 추징 직후 2013년 초부터는 한국GM 정기 세무조사를 벌이며 마찬가지로 이전가격과 배당금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바 있다. 그 결과 약 265억의 추징금을 부과받아 납부한 것으로 2013년 감사보고서에 드러났는데, 도대체 추징의 이유가 무엇인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GM도, 국세청도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 대목에서 <인사이드 경제>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 물론 항상 강조하지만 <인사이드 경제>는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다. 사용하는 분석 방법이 가장 과학적이라고 주장할 생각도 없다. 다만 <인사이드 경제>는 항상 논쟁적인 분야에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반론을 제기한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해본 질문은 이것이다. '한국GM 수출 차량의 가격이 적절히 책정되고 있을까?' 감사보고서만으로 수출 차량 가격의 적절성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의 내부 정보를 들여다보지 않는 한 완벽한 평가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공시된 내용으로 일부 추정은 시도해 볼 수 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추정'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아래 표는 한국GM의 수출 생산물량 대수와 수출 매출액을 통해 수출 차량 1대당 매출액이 얼마인지를 연도별로 계산해본 것이다. (수출 대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한국GM이 공시한 자료를 사용했으며, 수출 매출액은 감사보고서의 수치를 사용했음.)
물론 이러한 비교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수출하는 차종(소형·중형·대형)별로 가격이 다양하고 수출하는 지역이 원거리인가 근거리인가에 따라 선적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한국GM의 수출 차종과 수출 지역은 변동폭이 그리 크지 않아, 단순비교를 해보더라도 추세를 읽어내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 본다.
회계연도 | 2007 | 2008 | 2009 | 2010 | 2011 |
수출 대수 | 807,729 | 702,916 | 429,259 | 610,898 | 656,425 |
수출 매출액 | 10,867,033,572,586 | 11,039,414,843,699 | 7,991,691,845,529 | 10,840,136,372,554 | 12,981,699,264,053 |
매출액/대수 | 13,453,811 | 15,705,169 | 18,617,412 | 17,744,593 | 19,776,363 |
회계연도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수출 대수 | 655,878 | 629,966 | 476,755 | 462,729 | 416,195 |
수출 매출액 | 13,805,693,636,735 | 13,377,152,793,967 | 10,415,546,049,951 | 9,387,038,977,131 | 8,790,358,363,242 |
매출액/대수 | 21,049,179 | 21,234,722 | 21,846,747 | 20,286,256 | 21,120,769 |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2007~2012년까지 수출 차량 1대당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2012~2016년까지는 2000~2100만 원대를 오가며 하락 내지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물가 상승, 차종 변경 내지 신차 출시에 따른 차량가격 인상이 반영된다면 1대당 매출액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 정상인데 정말 이례적인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GM이 기록하는 대부분의 수출 판매가 GM 관계사, 즉 특수관계인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 그리고 대당 매출액이 상승하지 않는 이상구간(2012~2016년)이 바로 한국GM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에서도 충분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 아닌가.
회계연도 | 2007 | 2008 | 2009 | 2010 | 2011 |
내수 판매량 | 130,542 | 116,520 | 114,845 | 125,730 | 140,705 |
국내 매출액 | 1,646,621,818,413 | 1,271,240,290,999 | 1,540,850,067,844 | 1,757,285,920,593 | 2,086,301,959,515 |
매출액/대수 | 12,613,732 | 10,910,061 | 13,416,780 | 13,976,664 | 14,827,490 |
회계연도 | 2012 | 2013 | 2014 | 2015 | 2016 |
내수 판매량 | 145,702 | 151,040 | 154,381 | 158,404 | 180,275 |
국내 매출액 | 2,143,981,338,595 | 2,226,784,137,285 | 2,502,650,872,588 | 2,550,114,938,164 | 3,443,796,740,884 |
매출액/대수 | 14,714,838 | 14,743,009 | 16,210,874 | 16,098,804 | 19,103,019 |
그래서 내친 김에 한 가지 비교를 더해보기로 했다. 수출차량에 적용한 방식을 내수 판매차량에도 적용해본 것이다.(위 표) 그랬더니 수출차량과는 분명히 다른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내수판매가 전년 대비 급감한 2008년만 예외일 뿐, 나머지 연도는 대부분 대당 매출액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 않은가. 한국GM은 대체 이런 기현상을 어떻게 설명할까?
한편 '일자리 정부'는 도대체 어디에?
한국GM 신임 CEO로 부임한 카허 카젬 사장은, 고비용 구조를 줄이기 위해 커피·간식 값부터 줄이라는 지침을 내렸다. 참내, 간식비 몇 푼 줄여서 2조원 손실을 어떻게 메꾼다는 걸까?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눈속임이 있다. 한국GM이 지금 줄이고 있는 ‘소모품(?)’에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미 지난 2년 동안 군산공장에서만 1천 명에 가까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쫓겨났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3년째 공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창원공장에서도 지난해 연말 무려 300여명의 노동자들이 계약해지 위기에 처한 바 있다. 다행히 그들은 노동조합으로 뭉쳐 정규직과 함께 투쟁을 전개해 고용을 보장받았다.
부평공장에서는 2공장과 엔진공장에서 일감이 줄어들면서 휴업이 늘어나고 있다. 소리소문없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줄어든다. 그나마 비정규직노조가 활동을 벌이며 휴업수당 지급은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지급을 중단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인사이드 경제>가 GM에 대한 글을 쓰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로벌GM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국 사업을 축소하고 회계장부에도 엄청난 장난질을 친다. 그래, 그런 짓이 인명피해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면 <인사이드 경제>는 얼마든지 눈감아줄 수 있다.
하지만 GM이 벌이는 이 모든 일의 첫 번째 희생양으로 열악한 비정규직이 선택되었다. 아무리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가라지만 참으로 비열한 짓 아닌가. <인사이드 경제>가 밤새워 회계장부를 들여다보며 GM에 대해 분노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광장 촛불의 힘을 얻어 등장한 새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자임하고 나섰다. 공무원 일자리도 늘리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일자리의 양과 질을 모두 높이자는 슬로건도 좋다. 하지만 있는 일자리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일자리 정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한국GM은 엄청난 국민 혈세를 들여 글로벌GM의 대우차 인수에 온갖 특혜를 제공하며 탄생한 기업이다. 국민과 정부를 대표하여 여전히 산업은행은 17%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소수주주권을 비롯해 한국GM의 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수많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그런 기능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커피·간식과 함께 소모품 취급받으며 쫓겨나고 있는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미 대법원에서 2차례나 불법파견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이기도 하다. 최근 아사히글라스·파리바게뜨 불법파견을 판정한 노동부는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을 두 개나 갖고 있는 한국GM에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 노동부도 일자리 대책에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일자리위원회'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제로로 만든다더니, 정규직화가 제로인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민간부문 일자리대책 관련해서 무슨 논의를 하고 있는지는 아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노동부·일자리위원회가 이 모양이니 '일자리 정부' 실종신고라도 해야 할까?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