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장관은 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특정 시점이 되면 그들(북한)이 원하는 체제 안보와 미래의 경제적 번영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히겠다. 우리는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 한반도의 급격한 통일을 바라지도 않으며 38선 이북에 우리의 군대를 보내기 위한 구실을 찾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적이 아니고, 우리가 그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라며 "그런데 북한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위협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대응해야만 한다"고 말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핵 무기를 보유하거나 그들이 핵무기가 생산적이라고 간주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할 생각은 없다"고 밝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대화의 조건임을 시사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 28일 북한이 ICBM인 '화성-14형'을 발사한 이후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국 곳곳에서 제기됐던 북한 정권교체론과는 상반된 대응이다. 미국 정부가 여전히 '적절한 조건'을 언급하고 있지만 북한이 ICBM을 발사했다고 하더라도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ICBM 발사 이후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달래는 듯한 발언과 함께 '중국 역할론'을 재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서 벌어진 상황과 관련해 중국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단지 북한이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우리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북한을 상대하고 있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는 "중국은 북한의 경제 활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며 북한 정권과 특수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북한은 대외 경제의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즉 중국은 북한을 압박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혀 중국이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가 쓸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돼있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우리를 포함해 다른 국가들과 대화하도록 평화적인 압박 정책을 써왔다"며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적절한 일은 북한에 평화적으로 압박을 넣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