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일보>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지난달 말 우리 측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줌월트를 제주 해군기지에 배치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정부 관계자가 "전혀 언급되지 않던 최신 전략자산이라 의외였지만 상시 배치든, 순환 배치든 우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줌월트의 제주 기지 전개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공식적으로 (미측으로부터) 요청이 들어온 사안은 없다"면서도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전략자산의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한미 간에 항상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방부가 미국의 전략 자산 배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특히 지난 3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신임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간 회담에서 미국 전략 자산의 정례적 배치를 협의했다는 점으로 미뤄보아, 이날 문 대변인의 발언은 줌월트 배치를 용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줌월트는 미국의 차세대 구축함으로 적의 레이더와 소나 탐지 등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함정이다. 이 함정에는 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하는 레이저포를 포함, 2020년에는 음속의 7배로 200km까지 탄두를 보낼 수 있는 '레일건' 시스템도 탑재할 예정이다.
이러한 강력한 공격 성능을 가지고 있는 구축함의 제주 기지 배치가 확정될 경우 코앞에서 미국의 최신 전략 자산을 마주하게 될 중국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줌월트의 배치가 사드 배치보다 중국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제주 해군기지의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이 기지를 민군 복합 관광항으로 만들겠다면서, 미군의 전략자산이 전개되는 전초 기지로 쓰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해왔던 국방부의 설명이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줌월트 배치가 국방부의 기존 입장과 다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문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아직 검토된 바가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해 답변 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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