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송성각에 "좌편향 세력 색출하라"

검찰, 고영태 진술 증거 제출..."김종덕도 차은택이 최순실에게 추천"

최순실 씨와 함께 문화계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좌편향 세력을 색출하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0일 열린 차 전 단장의 강요미수 등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고 전 이사는 진술 조서에 "위원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차은택으로부터 영화진흥원에 좌편향 세력이 많이 있듯이, 콘텐츠진흥원에도 좌편향 세력이 있을 것이기에 색출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후에도 색출 지시 들었으며, 이를 위해 심복을 심었다는 말을 차은택에게 했다"라고 밝혔다고 검찰이 전했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공동취재단

검찰은 이어 "송성각이 2015년 2월 콘텐츠진흥원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며 "부원장 자리를 하나 더 늘려 부원장으로 자신의 지인을 앉혔다"는 내용을 전했다.

송 전 원장이 취임되는 과정 역시 차 전 단장의 입김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송 씨가 머큐리 대표이사이던 2014년 10월쯤 차은택이 송성각에게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자리가 공석인데 지원해볼 생각이 없냐'고 연락한 것"이라며 "이후 '차관 자리는 경쟁자들의 학력이 너무 뛰어나 힘들지만 콘텐츠진흥원 자리가 공석이니 해보시라'고 말한 내용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공동취재단

검찰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임명된 것 또한 차 전 단장이 최 씨에게 추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고 전 이사의 진술 조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최순실이 차은택을 부른 자리에 고영태도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최 씨가 차 씨에게 장관으로 앉힐 만한 사람을 추천해달라 하자, 얼마 후 차은택이 김종덕을 추천했다"며 "이후 최순실이 김종덕을 대통령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 씨가 "제가 최순실 옆에서 직접 그 과정을 듣고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최순실이 정부 인사문제를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는 고 전 이사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 씨에게 '왜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추천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고영태가 '(최순실이) 비선 실세니까요'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 계획과 국가브랜드 사업 위해, 대통령이 가장 믿는 최 씨에게 인재 발굴을 부탁했다는 진술도 확인했다"고 했다.

고 전 이사는 진술 조서에서 차 전 단장에 대해선 "문체부 장관 인사까지 관여하고 있다 보니 그런 영향력을 이용해 각종 정부 관련 광고를 직접 수주하거나 다른 회사로 하여금 수주하게 한 뒤 개인적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내용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가 진행되는 내내 차 전 단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피고인석에 앉아있었다. 차 전 단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공모해 KT에 인사 압력을 넣고 최 씨와 함께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5년 2월엔 최 씨와 함께 광고대행사이자 포스코 계열사인 포레카 지분을 강제로 넘겨받기로 하고, 우선 협상 대상자로 지정된 업체 컴투게더의 대표 한모 씨를 협박해 인수를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22일까지 차 전 단장의 강요미수 혐의에 대한 심리를 우선 진행키로 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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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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