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7명으로 구성된 방중 의원단은 4일(현지 시각)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만난 뒤, 왕이 부장이 "최근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가속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드 배치를 일시 중단하더라도 서로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쪽으로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왕 부장은 "중국 지도자들이 한국의 안보 관심사를 충족시키려고 하는 만큼, (한국이) 중국의 안보 균형도 고려해달라"며 "그 방법은 이미 있고 지난해부터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가속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과 교류를 확대하자고 말하기는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양측이 서로 이해가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사드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늦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왕 부장에 앞서 방중 의원단을 만난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은 한국의 드라마나 대중음악 등 이른바 '한류' 문화 콘텐츠를 제재하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 조치가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쿵 부장조리는 "한국 국민과 마찬가지로 중국인도 희로애락이 있다"면서 "중국이 (한국의) 안보에 직접 위해를 가한 적도 없는데 왜 (한국은) 중국 안보를 저해하느냐는 중국 국민의 감정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목소리가 큰 소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며 "국민들이 사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TV에서 한국 드라마, 한국 아이돌이 나오면 역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한류는) 국민이 제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중 의원단은 이에 대해 한한령과 전세기 운항 연정 불허, 한국행 여행 제한 조치 등 중국 정부의 한국 제재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쿵 부장조리는 "한국의 이야기를 중시하며 적당한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한국 관광이나 무역량이 줄어들지 않았고, 저가 여행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아서 (관광 제한 조치 등이) 나올 수 있지만, 한국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방중 의원단은 삼성과 LG를 비롯해 한국산 배터리 보조금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쿵 부장조리는 이에 대해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양국 외교부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면서 "서울이든 베이징이든 만나서 논의하고 싶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해달라"고 답했다.
한편 왕 부장은 북한의 핵과 관련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자신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을 잘 이행할 것이고 "이는 중국이 제일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의 핵은 반드시 평화적으로 풀어야 하며,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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