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조언' 받는다며 "핵 무장" 주장 교수 불러

<조선일보> <문화일보> 관련 인사들만 초청해 '언론계 의견 청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조언자' 그룹이 드러났다. 보수 편향에다 일부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이다. 황 권한대행은 13일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학계언론계 원로인사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영상취재는 물론 명단 공개도 거부했다가 '불통' 논란으로 뒤늦게 공개하는 등 해프닝을 벌였다. 황 권한대행의 행보는 시작부터 구설에 오르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이날 만나 조언을 구한 인사들은 남시욱 전 문화일보 사장, 김대중 전 조선일보 주필,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 최우석 전 삼성경제연구소장, 이영작 전 한양대 교수, 심지연 전 경남대 교수 등이다. 원로들은 황 권한대행에게 "정부로서 국회, 특히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당분간 여야 정치권과 부딪치지 않도록 여야정 협의체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는 조언을 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빠진 여야정협의체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황 권한대행 측의 입장이 일부 보도됐다. 이쯤 되면 왜 황 권한대행이 원로들의 조언을 청취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 논란이 일자 총리실은 뒤늦게 여야정협의체에 참여치 않겠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황 권한대행이 이날 만난 인사들의 면면은 그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일단 '조석간' 보수 언론인 조선일보와 문화일보를 상징하는 언론인들이 포함돼 있다. 이영작 전 한양대 교수는 보수 종편 패널로 자주 등장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 "DJ의 햇볕 정책은 실패했다"는 등 인식을 보여왔던 인사다. 정성진 전 법무부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마지막 법무부장관을 지냈지만, 검찰 출신의 보수 성향 인사다.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장도 보수 성향이다. 심지연 교수 정도가 중도로 분류될 만한 인물이다.

황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박 대통령이 추진했던 정책들이 착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보고에서 "역사교과서는 올바른 역사교육이 목적이므로 정치적 상황과 전혀 무관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행 방침을 밝혔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방부는 전날 "2017년 중에 배치해서 운용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황 권한대행은 14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한다. 이 자리에서 국회 대정부질문 등 불참에 대한 양해를 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출석을 양해받은 사례는 있지만, 현 시국이 비상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황 권한대행의 국회 불출석 문제는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야3당 대표들은 이날 회동을 가진 후 황 권한대행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김동철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황 권한대행은 한시적 과도대행 체제임을 인식하고 국회와 협의 없이는 일상적 국정운영을 넘어서는 권한대행을 해서는 안 된다"며 "황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와 과도적 국정수습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정당대표들과 황 권한대행 간의 금명간 조속한 회동을 제안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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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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