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탄핵이 가결됐다"며 "우리나라 안보와 경제가 모두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저의 부덕과 불찰로 이렇게 큰 국가적 혼란을 겪게 되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9일 오후 5시경 탄핵소추 의결서를 송달받기 전 국무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직접 기자들 앞에 서거나 대국민 담화를 하지는 않고, 국무위원들 앞에서 한 발언을 '대국민 메시지' 대용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날 저녁 의결서를 송달받으면, 박 대통령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박 대통령은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고 계신 국민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참으로 괴롭고 죄송스러운 마음 뿐"이라고 거듭 심경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저는 국민의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지금의 혼란이 잘 마무리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앞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즉시 퇴진' 요구는 거부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 모두 마음이 무겁고 힘들겠지만 우리가 맞닥뜨린 국내외 경제 상황과 안보 현실을 생각하면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삶이 결코 방치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 대행을 중심으로 각 부처 장관들께서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비상한 각오로 합심하여 경제운용과 안보분야를 비롯해서 국정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잇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의 일들로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추진해온 국정 과제들까지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 성장의 불씨까지 꺼트린다면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희망도 함께 꺾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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